[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두고 맞붙었다. 양사 모두 강남권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문정동 136번지 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입찰에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다음 달 중순 쯤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하 2층~지상 18층 규모의 아파트 1265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총 공사금액은 2462억원이다.
이번 입찰에서 조합은 올해 도급순위 15위 내 건설사, 공동도급불가, 입찰보증금 120억원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보증금을 납부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 측에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수주전에 뒤늦게 뛰어든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앞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대림산업은 기존 브랜드인 'e편한세상'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S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응했던 적이 있는 대림산업은 그동안 공을 들였던 사업지를 현대엔지니어링에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올해 7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했다. 지난 9월 첫 시공사 입찰에서는 대림산업·GS건설 컨소시엄 1곳만 참여해 유찰됐다. 이후 조합은 입찰 방식을 일반경쟁에서 제한경쟁으로 변경하고 공동도급 불가를 내걸어 컨소시엄 참가를 제한했다.
조합 측의 까다로운 조건에 2·3차 입찰에서는 건설사 모두 불참했다. 시공사 입찰이 세 차례 유찰되자 조합은 입찰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호반건설 등 4개 업체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처음 열린 현장설명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참여 업체 수가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7월 개최된 첫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 ▲대림건설 ▲호반건설 ▲대우건설 ▲태영건설 ▲고려개발 ▲SK건설 ▲삼호건설 ▲GS건설 ▲쌍용건설 ▲이수건설 ▲현대건설 ▲KCC건설 ▲현대산업개발 ▲효성건설 등 15개 업체가 참여했다.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건축 조감도. 사진/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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