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이웅열
코오롱(002020) 회장이 20여년 간 '뚝심' 투자해 개발한 첫 신약이 내달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임상시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계열사의 코스닥 상장으로 임상시험 자본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그룹의 미국 바이오 자회사 티슈진은 내달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선 티슈진의 기업가치를 약 2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오롱 그룹은 코오롱제약,
코오롱생명과학(102940), 티슈진을 제약 계열사로 두고 있다. 3개사는 분업화·전문화를 통한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코오롱은 1983년 삼영신약(현 코오롱제약, 1990년 사명 변경)을 인수해 제약업에 진출했다. 코오롱제약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등 합성의약품 개발·판매를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은 세포·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 개발을 위해 1999년과 2000년 각각 설립됐다. 인보사의 한국과 아시아 판권은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과 유럽 판권은 티슈진이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은 20여년 동안 1100억원 이상을 인보사 개발에 투자했다.
오너 3세인 이웅열 회장은 1994년 그룹 총수가 되면서 일찌감치 제약·바이오를 성장 동력으로 주목했다. 초기 연구 단계였던 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제품명: 인보사)를 신약후보물질로 정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산신약 1호(1999년)가 출시되기도 전이었다. 당시에는 글로벌 제약사조차 유전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는 지난 2012년 유럽에서 발매된 '글리베라'다.
인보사는 내달 국내 판매될 예정이어서 이 회장의 신약 개발 투자가 결실을 앞두고 있다. 인보사의 한국과 아시아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7월 인보사의 국내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티슈진 상장으로 글로벌 임상 시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 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3상을 승인받았다. 내년 본격적으로 미국 70여개의 임상기관에서 11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티슈진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공모자금 대부분을 인보사 미국 임상 3상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미국 품목허가 승인이 목표다. 전세계적으로 골관절염에 대한 근본적 치료제가 없어 인보사의 시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인보사는 수술이나 마취없이 관절강 내에 주사로 골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임상시험에선 임상시험에서 1년 이상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과 총 5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상업적 잠재성을 인정받았다.
이범섭 티슈진 대표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이 완료되고 현지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시기는 오는 2023년"이라며 "2028년 인보사 매출이 절정에 달하면 미국에서만 5조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섭 티슈진 대표가 16일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티슈진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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