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한국 모바일게임의 중국 수출길이 5개월째 굳게 막혀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난 3월부터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허가인 '판호'가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발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디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은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경색되기 시작한 3월부터 한국산 게임에 대해 신규 판호 비준(허가)을 내주지 않았다. 실제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외자 판호를 신청했지만 일반적인 모바일게임 판호 비준 기간인 3~6개월보다 넘어섰지만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정문경 뉴스토마토 기자.
심지어 중국은 지난 7월30일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7'에서 한국공동관에 '한국'이란 단어를 삭제해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원성을 샀다. 또 한국공동관의 위치도 B2B관 내 외진 곳으로 배정해 노골적으로 한국을 배제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차이나조이의 주최 측은 중국 과학기술부, 국가체육총국와 함께 광전총국이 포함돼 있다.
광전총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발급한 모바일, 온라인, 콘솔 게임 판호는 총 5145건에 달했다. 이 중 해외 게임의 비중은 전체 대비 5.7% 수준인 296건이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전체 판호 비준 건수 1135% 증가, 외자판호 비준도 428% 증가한 수치다.
올해 판호 비준 건수가 대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게임은 10여종이 채 되지 않았다. 월별로 보면 1월 3건, 2월 2건, 3월 1건 등 총 6건에 그쳤다.
국내 게임업계는 대형기업부터 인디게임개발자까지 콘텐츠 개발과 사업에 차질을 겪고 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2레볼루션'은 넷마블게임즈 공식 발언에서 사라졌다. 8월 출시한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연내 북미와 유럽에 진출한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다. 중국판호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은 한국 게임산업 최대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은 2015년 기준 국내 게임수출 32.9%를 차지했다.
중국은 최대 게임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데 사드 문제로 경색된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게임업체들 대부분이 기약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기약이 없는 중국시장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동남아시장 및 타국가로 범위를 넓혀 해외 진출의 눈을 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언제까지 갈지도 모를 중국만 처다보지 말고 글로벌 서버 준비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레드오션에 가까운 중국에 편중된 성과보다는 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지역 개척이 필요하다. 불모지를 개척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 IP와 새 아이디어를 확보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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