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영진약품(003520)과
동아에스티(170900)가 글로벌 천연물의약품 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나란히 미국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라이선스 기대감이 높다. 글로벌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25조원대로 추정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약 후보물질 'YPL-001'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a상을 완료했다. 임상 2상은 최적 용량·용법을 결정하고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이다. 신약 성공과 판매허가 획득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단계다. YPL-001 2a상은 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40억원 정도 비용이 사용됐다. 2a상에서 용량과 투여횟수가 확인되면 2b상을 건너뛰고 바로 3상 진입도 가능하다.
YPL-001의 주성분은 국내 자생식물인 산꼬리풀의 천연 추출물이다. 천연물의약품은 생약·한약제제 등을 이용해 개발한 약물을 말한다. 오랫동안 사용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영진약품은 임상 2a상에서 YPL-001의 안전성 확인에 중점을 뒀다. YPL-001의 안전성이 검증되면 라이선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부작용 및 내성 발현 등 문제가 있는 COPD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테로이드제제나 기관지 확장제 등 기존 치료제는 치료보다 증상 완화의 목적이 강하다. 영진약품은 "YPL-001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약동(약물 농도)-약력학(인체 영향) 특성 및 생체 지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COPD 치료제 시장은 20조원에 달한다. 영진약품은 이번 임상시험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3상은 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물의약품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는 "천연물의약품은 다양한 성분의 혼합물이어서 작용원리를 명확히 규명하기가 어렵다는 게 글로벌 진출의 걸림돌이었다"며 "하지만 YPL-001은 주성분이 5가지뿐이어서 합성의약품 수준으로 특성 규명이 명확해 해외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도 천연물의약품으로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천연물의약품 'DA-9801'은 지난해 3월 미국 2상을 완료했다.
DA-9801은 생약제제인 부채마를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물의약품이다. 강력한 진통효과와 신경재생 효력을 보인다. 전세계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다.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2상에서 복용 환자 50%에서 통증이 50% 이상 감소되는 효과를 보였다. 기존 치료제 중에서 환자의 통증을 절반 이상 줄여주는 약물이 없어 시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3상 시험 신청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대규모 임상에 따른 자금 문제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펀딩 유치, 천연물사업부 분사·상장, 라이선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에스티는 5조원 규모 전세계 파킨슨병치료제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파킨슨병 천연물신약 'DA-9805'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파킨슨병치료제는 근본적 치료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반면 DA-9805는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후보물질 기근으로 글로벌 제약사들도 천연물의약품을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며 "영진약품과 동아에스티는 천연물의약품이 3상 진입을 앞두고 있어 글로벌 진출과 라이선스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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