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들의 크라우드펀딩 건수가 금융당국이 중간점검을 시행한 이후 감소추세를 보였다. 특히 이 기간 중 IBK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만 펀딩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기특화 증권사들의 펀딩 실적이 전업 중개업체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중기 특화 증권사 중간점검을 실시한 5월 이후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는 IBK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두 곳으로 조사됐다.
5월까지만 해도 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건수는 IBK 5건, 코리아에셋 4건을 비롯해 KTB·유진·키움 2건 등 5개 증권사 모두 고른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5월11일 이후 이뤄진 펀딩 7건 모두 IBK투자증권과와 유진투자증권에서만 진행됐다. 월별 펀딩 성공건수로 따져봐도 3월 6건, 4월 4건에 비해 7월에는 3건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중간점검에서 실적이 미진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을 취소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번 점검에서 탈락한 증권사는 없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일부 증권사들이 중간점검 이전에는 적극적으로 펀딩을 하고 이후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펀딩 성공을 위해 일부 프로젝트에서 크라우드펀딩 취지를 살린 다양한 개인투자자보다는 소수의 기관 또는 전문투자자를 중점적으로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6월 이후 증권사 펀딩이 부진한 점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크라우드펀딩 제도 정착과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작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중기특화 증권사에 선정됐고 자칫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중간점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IBK투자증권의 경우 중소기업 지원 목적이 있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실적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면서 “타 증권사들은 펀딩은 한다고 해서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IBK투자증권과 스탠스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담당하고 있는 14개 업체의 올해 펀딩금액은 26일 기준 115억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올해 크라우드펀딩 성공금액은 38억2900만원으로 전체 실적의 32.95%에 불과했다. 증권사 5개사의 실적을 모두 합해도 전업 중개업체인 와디즈(58억600만원) 펀딩실적의 66%에 수준에 그쳤다.
IBK투자증권이 19억5430만원으로 증권사 펀딩의 절반을 차지했고 유진투자증권(7억3400만원), 코리아에셋투자증권(5억9450만원), 키움증권(2억7500만원), KTB투자증권(2억712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의 중기특화 증권사 중간점검 이후 크라우드펀딩이 부진했으며, IBK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만 중간점검 후 펀딩에 성공했다. 사진/IBK투자증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