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정부가 지난달 국고채를 당초 계획보다 3조원 이상 초과 발행했다. 올해에도 상반기 정부 예산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데다 최근 국고채 수요가 늘고 있어 당초 계획보다 국고채 발행물량을 늘린 것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총 9조461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했다. 당초 계획은 6조4100억원 규모였는데 3조510억원이나 더 늘린 것.
이는 국고채 발행이후 월별 최대 발행액이다. 종전 최고치였던 작년 7월의 8조5880억원보다도 1조원 가량 상회했다.
재정부는 국고채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 지난해 개선된 '응찰률 제고방안'의 효과와 시장수요를 꼽고 있다.
재정부는 지난해 6월 국고채 낙찰방식을 모든 입찰자에게 동일한 낙찰금리를 적용하는 단일가격낙찰제도(Dutch)방식에서 낙찰금리를 각 입찰자들이 입찰한 금리대로 차등 적용해주는 복수가격낙찰제도(Conventional)를 가미해 낙찰금리를 달리했다.
비경쟁인수 권한 행사금리도 최고낙찰금리로 단순화했고, 국고채 전문딜러(PD)의 인수물량 범위를 확대해서 낙찰금리 이상 3bp까지 입찰한 물량은 전액 응찰해 낙찰받은 것으로 인수실적을 계산해주는 등 PD들의 인수부담도 덜어줬다.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시장의 수요도 몰렸다.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신규 매수를 미뤘던 기관투자가들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가 재차 동결되자 뒤늦게 국고채 매수를 늘린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시작된 주가 불안으로 경기회복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당분간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국고채 매수에 나선 것이다.
김정관 재정부 국채과장은 "지난해 말 7조원 발행하려던 국고채를 4조원만 발행해 기관들의 수요가 늘었다"며 "경기회복 과정에서 자금을 확보한 채권투자자들의 여력이 많아졌고 시장에서 소화시키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국채의 월별 균등발행 계획에 따라 이달에도 6조4100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현 상태라면 이달에도 국고채 초과 발행 가능성이 높다.
김 과장은 "추세는 있고 수요도 나름대로 견조하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선 금융시장에 부담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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