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임금협상 국면 전환
노조, 양보안 제시로 접점 마련…새정부 출범도 타결 유인
2017-05-10 06:00:00 2017-05-10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조종사노조 간 해묵은 임금협상이 문제 해결 국면에 들어설 조짐이다. 
 
9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최근 노조는 사측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임금협상 재개를 요청했고, 사측 역시 연휴 이후 진행하자고 화답했다. 이르면 금주 내 곧바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 2015년 말부터 햇수로 3년째 협상이 표류하며 양측 간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노사 안팎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햇수로 3년째 이어진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간 임금협상 갈등이 대선 이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조종사 노조 부분 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대한항공 조종사들. 사진/뉴시스
 
지난해 5월 사측 징계에 따라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됐던  이규남 노조위원장이 지난달 기장으로 복귀해 첫 비행을 시작한 데다, 노조가 기존 인상률보다 낮아진 요구안을 제시하며 사측과의 접점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26일 2015년 4%, 2016년 7%의 임금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수정 협상안을 사측에 전달한 상태다. 29% 인상을 요구했던 기존안에서 크게 물러나면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사측 안은 2015년 1.9%, 2016년 2.3%로 여전히 양측 입장이 다르지만 극단적 격차를 보였던 기존에 비해 협상 여지가 높아졌다. 장기화에 피로감을 느낀 노조가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사측의 입장 변화도 기대된다.
 
사실상 주도권이 사측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대선 결과도 타결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를 강성 귀족노조 사례로 언급하며 강력한 혁파 의지를 드러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달리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측이 문제를 계속 끌 경우 새정부 출범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규남 노조 위원장은 "기존 입장에서 많이 물러난 요구안을 제시한 만큼 해당 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며 "사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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