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IT가 주도주로서의 지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계속되는 삼성전기의 약세가 유난히 눈에 띈다.
추세적 약세 전환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주춤 양상일까.
지난해 222.82% 급등했던
삼성전기(009150)는 올 들어 21일까지 10만7500원에서 9만3800원으로 12.74% 하락했다.
삼성전기 약세의 중심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자리하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기를 178만4888주, 기관은 239만4492주 순매도 했다. 작년 한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68만2924주와 269만6401주 순매수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팔자세' 배경으로 ▲ 엔화약세에 따른 국내기업 경쟁력 약화 ▲ 기관·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절 ▲ 삼성전기의 자사주 취득 이슈를 들고 있다.
일본업체와의 경쟁구도에 놓여있는 특성 상, 실적이 좋더라도 엔화 약세가 이어진다면 그동안 우위에 있었던 가격 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란 분석이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인해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된 것이 최근 주가 약세의 원인"이라며 "특히 삼성전기 실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서 일본업체들의 가동률 상승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우용 신영증권 연구원도 "원화 가치 상승에 따라 삼성전기가 가격경쟁력에서 일본 업체들에게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파급효과를 낳았고 일반적으로 4분기와 1분기엔 안좋은 경향이 있다는 점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엔화 약세는 기관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졌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IT와 자동차를 줄이고 유틸리티와 통신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삼성전기를 대규모 매도했다"며 "펀더멘털이 약한 상황은 아니므로 추가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맘 때 대비 주가 급등을 고려해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일시적인 하락세에 놓여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형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작년 1월 중순과 비교해 보면 현재 삼성전기가 160% 가까이 올랐으니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음주에 예정된 4분기 실적 발표 후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화증권은 삼성전기의 자사주 취득결정이 주가에 단기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오세준 연구원은 "지난 18일까지 삼성전기가 자사주 40여만주를 장내매수 했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시장 예상보다 악화된 실적을 발표하기에 앞서 사측이 취한 행동으로 분석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톤다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삼성전기의 추세적 반등이 곧 나타날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트레이드 증권은 다음주 실적 발표 후 반등을 전망했고, KB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 개선에 앞서 1분기 말에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한화증권은 LED 부문 실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늦어도 2분기 부터는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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