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안랩 이사회가 23일 성명서를 내고 미국법인(안랩USA)의 특정인 지원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의문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명하지 않아, 관련 의혹은 여전하다.
앞서 21일 윤관석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안랩 미국법인 관련 의혹 기사를 인용해 "안랩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딸 설희씨의 미국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인근에 미국법인을 설립했다"며 "사외이사 전원이 2차례나 반대했지만 (미국법인 설립을) 강행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윤 단장은 또 "안랩USA는 별다른 영업활동도 없이 설립 첫해 17억원, 이듬해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2015년에는 적자 규모가 2200만원으로 크게 줄었는데도 안랩은 지난해 돌연 미국법인을 청산했다“며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안랩 이사회는 "안랩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했으며 다만, 그 시기와 진출 방법에 대해서는 이사들 사이에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며 ”법인설립 안건은 부결되었으나, 사무소설립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거래 조건으로 미국법인 설립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2013년 3월 사무소를 법인 형태로 전환했다"며 "기대했던 거래선과의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사업성과도 목표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랩 미국법인의 두번째 주소지로 등록된 미국 캘리포니아 샌머테이오 인근의 오피스빌딩. 사진/구글 지도
안랩 이사회는 미국법인이 안 후보의 딸이 재학 중인 스탠포드대학 인근에 설립된 이유에 대해서는 "실리콘밸리에는 IT 유력기업들이 위치하고, 우수인력 확보와 정보수집도 용이했기 때문"이라며 "설립자의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금전은 물론 어떠한 지원도 제공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 및 일부 언론에서 안랩이 대선 후보자가 창업한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거나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랩 이사회의 해명에도 몇 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특히 미국법인 설립에 두 차례나 반대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던 사외이사들이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전원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가 여전히 불분명하다. 사외이사들의 반대에도 미국법인 설립을 강행한 점과,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설희씨의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 입학과 일치하는 점도 해명 대상이다. 또 2014년 중순 이후 현지인 고용이 거의 없고 주소도 산타클라라에서 샌머테이오로 옮긴 이유 등도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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