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삼성생명이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4월초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20일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처럼 상장 시기를 앞당기는 이유는 해외 생명보험사들과의 투자유치 경쟁을 피해 공모가를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삼성생명은 4조원대 공모 물량의 절반을 해외 투자자에게 팔 계획이지만 미국 AIG생명의 자회사인 AIA생명과 같은 해외 유력 생보사들과 공모 시기가 겹칠 경우 해외 투자자 유치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AIA생명은 올 상반기 홍콩에서 80억~200억달러(9조400억~22조6000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일본 2위인 다이이치생명도 오는 4월 초께 110억달러(12조43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실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이 오는 4~5월에 공모를 하면 이들과 시기가 겹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최대한 피해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이러한 결정은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일정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6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대한생명은 삼성생명과 공모 시기가 겹칠 경우 불리하기 때문에 이달 말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오는 3월 말께 상장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도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을 피해서 아예 오는 9~10월로 상장 일정을 미뤄둔 상태.
삼성생명의 장외주식 거래가격은 처음으로 150만원대를 돌파했다.
상장을 앞당기겠다는 발표가 영향을 미쳐 작년 11월 상장 계획을 밝히기 전인 50만원대에서 3배가량 올랐다.
삼성생명 상장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삼성생명 지분을 들고 있는 종목들도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삼성생명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는 CJ는 9시45분 현재 전날보다 2%가량 오른 7만2000원선에 거래되고 있고, 13.6%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도 사흘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10 대 1 분할한 뒤 오는 21일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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