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5일 자신을 ‘준비된 대통령 후보’로 다른 후보들은 ‘미래의 지도자’로 평가절하해 차별화에 나섰다. 그러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오히려 문 전 대표의 불안한 리더십을 집중 부각시키며 반격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청주 MBC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출연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반칙과 특권을 청산하고 원칙과 상식이 바로서는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국가 개혁방향”이라며 “이는 도덕성 흠결이 없고 잘 준비된 후보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후보들 모두 훌륭하지만 준비기간이 짧아 아직 본격적인 검증을 받지 않았다. 당장이 아닌 미래의 지도자”라며 “저는 검증이 끝났고 국정경험을 가진, 충분히 준비된 후보라 자부한다. 사상 최초 전국 모두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통합된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지사는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고 악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국정철학이 될 수 없다”며 “적폐청산은 후보들 모두가 동의하지만 그 다음의 국정철학 목표가 필요하다. 저는 미움과 분노에 머무르지 않고 대화와 타협의 대한민국 미래를 만들겠다”고 반박했다.
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인 ‘전락성 모호성’을 질타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사 두들겨 맞을 뿐”이라며 “전략적 신중함과 애매함은 지도자로서 부족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전 대표는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 한 쪽으로 예단치 않고 국내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국익과 안보를 지키겠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직자가 실제 약속을 지킬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보려면 과거 실적을 보면 안다”면서 “제 성남시정 공약 이행률은 96%인데, 문 전 대표의 국회의원 시절 공약 이행률은 16%에 불과하다”고 비교했다.
또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말씀은 많이 하는데, 대통령 돼서 어떤 재원을 어떤 사업과 정책으로 할 것인지 지금까지도 준비가 안 된 거 같다”며 “제기 계산해 보니 (문 전 대표 공약은) 기초연금 7조원, 일자리 2조4000억원, 아동수당 4조원에 달하고, 국가 치매 예산은 얼마가 들지 계산이 안 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렇지만 문 전 대표는 “저를 공격한다고 2등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 시장은 자기 공약인 기본소득제 43조원의 재원대책에는 큰 문제없다고 말하면서 다른 후보가 아직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은 공약(아동수당)까지 포함한 재원문제를 비판할 수 있나”라고 받아쳤다.
이외에도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매머드급 선거캠프를 향한 상대 후보들의 비판에 “언제는 ‘친노·친문패권’, ‘폐쇄적’이라고 비판하다 문을 활짝 열고 모시니 ‘기득권 연대’, ‘오물잡탕’이라 비판한다”며 “아무리 경쟁 중이라 해도 참 안타깝다”고 억울해 했다. 그러나 안 지사는 “문 후보 캠프에 (인재들이) 온 것은 대세라니까 줄 선 것”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이날 각 후보들은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1공약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일자리다. 저는 일자리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제1공약으로 꼽았다.
반면 이 시장은 “돈이 돌아야 경제가 활성화 된다”며 65세 이상 노인과 농어민, 장애인, 청년학생, 아동 등에게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기본소득제’를 제안했다. 안 지사와 최성 시장은 “국가 균형발전을 꼭 이루겠다”며 국토 균형발전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안 지사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이 시장은 지방분권개헌에 무게중심을 뒀다.
25일 충북 청주 MBC충북 공개홀에서 열린 2017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경선 토론회에서 경선 주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희정, 최성, 이재명,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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