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경선 토론회서 각 후보 "호남발전 적임자는 나"

인사탕평·지역 별 현안 등 내거 내놔…과도한 네거티브는 상호 자제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4일 광주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호남지역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지역차별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방안 등을 선보이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지역 ARS 투표는 오는 25~26일, 순회투표는 27일 진행된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토론에서 “이제는 정말 다시 한 번 호남이 손을 잡아준다면 그런 식의 실망을 끼치지 않겠다. 호남의 손을 잡고 제대로 바꿔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모두발언에서 “2012년 (18대 대선에서) 그 많은 몰표에도 우리는 졌다. 호남은 개표결과 고립된 성이 됐다”며 “지역주의와 낡은 정치구도를 깨고 반드시 이기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 난동으로 알았지만 대학에 가서 실상을 알고는 경악했다. 광주 호남은 제 사회적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토론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호남 비전을 묻는 질문에 문 전 대표는 인사문제의 지역차별 철폐를 들고 나왔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고위공직자 중 호남출신 비율이 낮았다고 지적하며 “호남출신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배제된 인재 구제조치를 취하고 장·차관 인사 때마다 지역 비율을 국민들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매 대선마다 후보들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약속을 내놨지만 그런 식으로는 지역불평등 구조가 깨지지 않는다”며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을 통한 지역발전 공약을 내놨다. 이 시장은 “정부가 집행하는 보조금 통한 지방예산이 81조원인데 이를 해당 지역으로 넘겨야 한다”며 “그럼 호남지역에서 8조원의 자유 재량예산이 생긴다”고 말했다.

 

각 후보들은 지금껏 내놨던 호남지역 관련 공약을 재차 반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전문에 못박아 국가적 계승가치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전주혁신도시 내 에너지밸리·금융타운 조성 등의 공약도 재차 강조했다.

 

이 시장의 경우 농어민과 노인, 청년, 학생 등에게 연 100만원씩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매년 4조4000억원이 호남에 풀린다며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지사는 지역 공약들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모두가 지역 현안을 알지만 문제는 어떻게 실천할지가 관건”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지역 소외와 차별 없이 좋은 정치 리더십을 어떻게 할지, 지역 별로 편중된 예산 구조를 어떻게 깰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정치구도가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린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야권공동정부와 소연정 등의 방안을 놓고 약간의 의견대립을 보였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대선 후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통합가능성을 제기한데 대해 “그러면 지난번에 민주당을 탈당한 분들을 놓고 반개혁세력이라고 말하지 말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을 놓고는 최성 고양시장을 중심으로 공세가 계속 이어졌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를 놓고 ‘이재용 구속 필요성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금지 약속을 할 수 있나’, ‘복지확대를 말해놓고 법인세 인상은 맨 마지막에 둔 것은 재벌·기득권 편향’이라는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의제에 맞는 토론을 하자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맞섰다.

 

이밖에 후보 간 감정싸움도 일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지난 22일 현장투표 결과 유출 논란에 대해 전날까지 각 후보 캠프가 논쟁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게 토론 과정을 되짚어보며 “까칠하게 질문해서 속상하지 않았냐”고 묻자 문 전 대표는 “경선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다”는 답으로 갈음하기도 했다.

 

24일 오후 광주시 남구 광주 MBC 공개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호남권 경선토론에 앞서 최성(왼쪽부터)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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