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온 바구니에 담긴 품목을 확인한다. '생수, 라면, 쌀, 소고기, 아이스크림' 고객 A씨의 주문 목록의 상품이 모두 담겼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다음 단계인 '체크리스트'로 넘어가니 모니터에 문제가 있다는 표시가 떳다. 바구니에 담긴 상품의 무게와 부피를 측정해보니 주문량과 비교해 1㎏이 부족하다. 직원 B씨는 다시 한 번 구매 목록과 배송용 상품을 비교했다. 1리터 생수 1병이 빠져 있었다. 하마터면 물건을 덜 보낼뻔 했는데 이를 잡아준 회사 시스템에 B씨는 내심 고마움웠다.
이후 생수를 추가한 바구니는 고속출하슈트로 이동했다..A씨 집이 있는 강서지역으로 이동하는 바구니끼리 자동으로 분류됐다. 사람이 직접 배송지를 확인하고 분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며 일이 크게 줄었다. 분류된 바구니를 트럭에 싣고 나면 마지막으로 모니터를 통해 제대로 상차됐는지 확인한다. 여러차례의 확인 과정을 거치면 배로소 배송이 시작된다.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한 상품이니 소고기와 쌀은 오늘 저녁 식탁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쓱(SSG) 배송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마트몰 온라인 전용 김포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마트(139480)는 지난해를 '온라인 기업으로의 혁신 원년'으로 삼고 김포에 국내 최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002'를 여는 등 온라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마트몰 물류센터의 강점으로는 신선식품의 경쟁력과 하루 4차례 배송, 오후 3시 이전 주문에 대한 당일배송 등이 꼽힌다.
특히 당일배송은 이마트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이마트는 6일 이마트몰과
유튜브 등을 통해 물류센터의 상품 픽업과 포장, 검수, 배송 등 전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른바 '시스루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김예철 이마트몰 상무는 "고객에게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집까지 배송되는지를 공개함으로써 이마트몰의 차별화 포인트를 체험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동영상에서는 신뢰도가 중요한 신선식품의 배송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직원들은 눈으로 제품의 흠집이나 신선도, 유통기한 등을 하나씩 확인하며 제품을 골라 담았다. 깨지기 쉬운 계란은 회수용 완충재를 이용해 따로 포장했는데 일부러 땅에 떨어뜨려도 멀쩡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 같은 영상을 통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송 차별화와 함께 이마트몰은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셜커머스 업체와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TV에서는 공유·공효진이 등장하는 '쓱(SSG)' 광고를 론칭하며 소비자를 크게 늘렸다.
그 결과 작년 매출액은 8385억원으로 전년대비 26.6% 성장했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25% 이상 성장한 것으로 올해에도 같은 속도로 매출이 증가한다면 1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물류센터 확충과 광고비 증가로 적자를 기록하던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70% 수준으로 올라선 김포 물류센터의 가동률이 올해에는 90~100% 수준까지 향상되며 사업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마트몰은 2015년 235억원, 지난해 3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마트가 6일 공개한 온라인전용물류센터 소개 동영상 중 일부. (사진제공=이마트)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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