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주가 오름세를 보였던 주요 철강주들에 대해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0일부터 올해 2월1일까지 3개월간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수는 3조2000억원이다. 이 중
POSCO(005490)에 1조1000억원(35%),
현대제철(004020)에 1600억원(5%)의 외국인 순매수가 몰렸다. 2종목에만 약 40%의 순매수가 집중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수혜 기대감 때문이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가 구리, 철광석, 철강 등 산업용 소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12월 이후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가 가세했다”고 짚었다.
이 같은 훈풍 속에 코스피 철강금속업종지수 상승률은 1월 2.57%로 코스피 수익률 2.04%를 상회했다. 현대제철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1.01% 상승한 이후 12월 14.23%로 상승폭을 키웠다. 올해 1월에도 2.11% 오르며 상승흐름을 지속했다. 트럼프 당선 전 4만7000원에 형성되던 주가는 현재 6만원대까지 올라섰다.
POSCO 역시 지난해 11월 5.27%의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12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3.21% 상승했다. 올해 1월에도 5.24% 오르며 상승흐름을 지속 중이다. 트럼프 당선 전 23만원대에 형성되던 주가는 현재 27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은 미국의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취임하면서 후보자 시절 내걸었던 각종 공약에 대한 구체화된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반영된 기대감 속 중기적인 위험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형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작된 외국인의 국내 철강주 집중 매수는 단기적으로 기회요인으로 활용할 필요는 있지만 국내 철강사들의 실질적 수혜 여부를 따졌다기보다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발표에 따른 산업용 소재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에 미치는 수혜도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이종형 연구원은 “국내와 아시아 철강 업황은 미국보다는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지난해 중국 철강 업황 반등을 이끌었던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 4분기 정점 통과시그널이 확실해지고 있고, 기저효과 감안 시 중국의 경기지표 또한 올해 1분기가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철강업종 투자에 있어 감안해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세계 2위의 철강 소비국이지만 2015년 기준 세계비중은 6.7%에 불과한 가운데 철강수요 1위는 중국으로 43.3%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철강수요가 증가해도 2014년 이후 강화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반덤핑 규제로 국내 철강사들의 직접적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선 후 미국을 가로지르는 송유관 건설사업인 키스톤·다코타 프로젝트에 행정서명을 했지만 동시에 미국산 철강재 사용을 강제했다.
한편,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2016년 강관을 제외한 한국의 미국향 철강재 수출량은 256만t으로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주가 오름세를 보였던 주요 철강주들에 대해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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