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소환…뇌물혐의 집중 추궁(종합)
피의자 신분…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2017-01-12 12:07:50 2017-01-12 12:23:42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 혐의에 따른 피의자 신분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12일 오전 소환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씨 일가 지원을 그룹 내에 직접 지시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뒤 사전에 교감을 나눈 의혹을 받고 있어 특검이 주목하는 박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할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8년 '삼성특검' 때도 조사를 받았던 이 부회장은 9년 만에 다시 특검에 나왔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 부회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삼성그룹은 최씨 일가를 위한 지원금 창구로 활용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최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 소유의 독일 법인회사인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송금한 사실도 검찰과 특검 수사결과 드러났다. 또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하는 등 거액의 돈을 썼다.
 
특검팀은 이 돈들이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매우 중요했던 2014년 7월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찬성 의견을 이끌어낸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자문업체의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논란을 낳았다. 두 회사 합병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중요한 계기가 됐으나 국민연금은 59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 측은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은 박 대통령과 최씨의 강요에 따른 것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8분쯤 특검 사무실에 나온 이 부회장은 최씨 일가 지원을 직접 지시했는지를 비롯해 국민의 노후자금을 경영권 승계에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는지, 최씨 일가 지원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대가였는지, 이 부회장과 삼성 임직원 중 누구의 범죄인지, 다른 글로벌 기업과 달리 삼성만 이런 범죄에 연루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검찰 수사 선상에 너무 많이 오르는 것이 아닌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 일가 지원에 대가성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대로 말해달라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이 부회장은 포토라인에 선 뒤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에 대해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검팀은 지난 5일 장씨로부터 최씨의 독일 법인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 설립 과정과 삼성그룹으로부터 지원금을 수수할 때 그룹 관계자와 주고받은 다수 이메일이 담긴 최씨의 새 태블릿 PC를 확보했다. 또 11일에는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 위증의 단서가 발견됐다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했다. 당시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은 최씨 일가 지원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고 합병을 위한 로비도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회장 조사와 더불어 특검팀은 조만간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임대기 제일기획(030000) 사장 등 최씨 일가 지원과 관련된 삼성 임원들을 소환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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