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2강 '균열'…후발주자 '약진'
임페리얼 3위 추락 '굴욕'…골든블루·윌리엄만 '성장'
2017-01-08 12:16:07 2017-01-08 12:16:07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위스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장기 불황과 음주문화 변화로 전체 시장은 위축된 가운데 전통강자의 '몰락'과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랜 시간 '윈저'와 '임페리얼'로 대변됐던 위스키 시장의 2강 구도도 20년 만에 균열 조짐이다. 임페리얼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출시 23년 만에 처음 3위로 내려앉았고 2위 자리는 신흥 강자 '골든블루'가 차지했다.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전년 보다 4.5% 감소한 166만9587상자로 집계됐다. 8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회사별 실적을 들여다보면 위스키 시장의 지각 변동이 감지된다. 1위 디아지오코리아(-10.3%)와 3위 페르노리카코리아(-19.5%), 4위 롯데주류(-10.2%), 6위 하이트진로(-18.4%)의 출고량이 일제히 반면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골든블루(31.1%)와 5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67.9%)만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1994년에 국내 출시돼 디아지오의 '윈저'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은 지난해 위스키 시장 3위로 떨어지면서 쓴 맛을 봤다.
 
'임페리얼'은 한국 최초의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을 개척한 주역이다. 199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20여년 간 사랑받아왔고 2005년까지 11년 간 위스키 시장 1위 브랜드였던 터라 지난해 성적표가 더 뼈아픈 상황이다. 
 
업체별로는 '윈저' 제조사인 디아지오코리아가 60만9999상자를 내놔 1위를 고수한 반면 '임페리얼'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전년 대비 19.5%나 급감한 35만6261상자를 출고하는 데 그쳤다.
 
'임페리얼'의 빈 자리는 고스란히 '골든블루'의 차지가 됐다.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토종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는 알코올 도수 37도 이하의 저도주 초기 시장을 주도하면서 지난해 출고량이 36만9461상자로 전년보다 31.1%나 급증해 2위로 뛰어 올랐다. 
 
8~10위권을 맴돌던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5위에 올라서며 약진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리며 성장률로는 압도적 1위를 달성했다.
 
'글렌피딕' 제조사로 널리 알려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지난해 선보인 저도주 위스키 '그린자켓'이 히트를 치며 출고량이 전년 대비 68%나 급신장했고 하이트진로(000080)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4위는 18만3199상자를 내놓은 롯데주류가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위스키 시장이 침체기인 가운데 시장 환경에 안주한 전통 강자들보다 다양한 트렌드 개발로 위기 돌파에 나선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자존심에 상처 입은 기존 강자들도 올해부턴 치열함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위스키 시장 경쟁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골든블루와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지난해 위스키 시장에 선보인 '팬텀 더 화이트'(왼쪽)와 '그린자켓'.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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