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지난 한 해 재건축 고분양가 등 영향으로 전체적인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높은 분양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보증 심사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강남 지역의 분양가 고공행진이 계속됐다.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이 넘는 최고가를 경신하며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서초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123만원 상승한 4225만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남구가 3.3㎡당 3916만원으로 지난해 395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34만원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전국 분양 단지 중 최고 분양가는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전용면적 130.02㎡T타입이 기록했다. 1가구가 공급됐으며, 분양가는 23억9200만원이었다.
올해도 주요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와 잔금대출 규제 등 각종 부동산 악재들로 분양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마다 분양가를 낮추는 분위기다.
올해 강남 재건축 선두에 나선 서초구 방배동 '방배 아트자이'는 일반 분양가를 당초 예정가격보다 낮췄다. 강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회사 자체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잔금 대출 규제도 피했지만 평균 분양가도 내렸다. 3.3㎡당 4000만원대로 책정될 것이라 예상됐던 일반 분양가는 지난달 3900만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최근 3798만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르면 3월에 분양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재건축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도 지난해 분양했던 단지보다는 분양가를 소폭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3.3㎡당 4000만원 내외로 분양가를 논의 중이다.
올 하반기에 분양 예정인 고덕주공5단지도 지난해 5월 관리처분총회에서 3.3㎡당 2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지난해 10월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그라시움' 분양가격이 3.3㎡당 2338만원에 달했음에도 22.2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완판됐지만, 이보다는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올해 분양될 예정인
현대건설(000720)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2호'인 삼호가든3차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8월 분양한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 수준에 맞춰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3.3㎡당 4259만원에 분양한 만큼 이보다는 높게 분양가를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첫 중도금 대출 규제를 받는 단지였던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중도금 대출 실행 여부는 분양 성적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이와 다를 것"이라며 "11.3부동산대책과 대출규제 강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부동산 변수들이 현실화 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더 이상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를 책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이 넘는 최고가를 경신하며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개포3단지 재건축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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