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빅딜 책임자들이 '물산 합병' 협력 조율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금춘수 부회장이 '장충기 사장한테 전화 받았다'며 찬성 압박"
"삼성측, 지인들까지 동원해 의결권 위임 요구"
2016-12-06 16:43:12 2016-12-06 16:43:12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 때문에 퇴진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사진)가 당시 '합병 찬성'을 압박한 당사자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인장충기 사장과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을 꼽았다. 
 
주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은 과소평가, 제일모직은 과대평가됐는데 국내 증권사들이 합병에 찬성하는 보고서를 내는 걸 보고 창피했다”면서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와 삼성그룹 간 사이도 좋고 딜도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는 “1차 보고서가 나간 이후 금 부회장한테 전화가 와서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으로부터 불평 전화를 받았다’”면서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해서 ‘그 약속은 못드리겠다’고 대답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삼성그룹 지인 4명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했다”며 “당시 우리 회사는 삼성물산 주식 3만9000주(0.02%)가 있었는데 거부했더니 ‘정 그럴거냐’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주 전 대표는 또 “2차 보고서가 발간된 후 며칠 후에 당시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이 전화를 걸어와 ‘두번째 보고서 때문에 구조본에서 격앙돼있으며, 이렇게 되면 주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해서 ‘스스로는 그만둘 수가 없으니 법적인 절차를 밟을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화가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주 전 대표는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폭 운영방식과 같아 누구나 말을 거역하면 확실하게 (보복이) 따라간다는 논리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장충기 사장과 금춘수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이뤄진 삼성과 한화 간 이뤄진 빅딜 과정에서 협상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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