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거리, 어르신 배려 디자인 입다
탑골공원 북문~낙원상가 100m ‘락희(樂憙)거리’
2016-11-30 15:22:07 2016-11-30 15:22:07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하루에 50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찾는 종로구 탑골공원 북문부터 낙원상가까지 거리 100m가 어르신들을 배려한 디자인을 적용해 새로 태어났다.
 
서울시는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 ‘락희(樂喜)거리’라는 이름의 어르신 친화거리를 조성하고 ‘고령화 서비스 디자인’ 시범사업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탑골공원 일대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탑골공원, 실버영화관, 50+센터, 저가 식당 등 이용시설이 풍부해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하지만 보행공간에 핸드레일 없이 높낮이가 크거나 경사가 심한 곳이 많으며, 시력이 저하된 어르신들이 이정표나 메뉴판을 보기 힘들었다.
 
개방된 화장실이 부족하거나 찾기 힘들어 어르신들이 노상방뇨를 하는 경우가 발생해 어르신에 부정적 인식을 만드는 일도 빚어졌다.
 
시는 어르신들이 ‘즐겁고 기쁜 거리(락희거리)’라는 목표를 세우고 지역 현황과 이용자 관찰조사, 행태분석, 어르신 시민 체험단 워크숍을 거쳐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용자의 수요를 반영해 개선안을 도출했다.
 
변신한 락희거리에는 상점들이 옛 글자체를 살린 간판을 내거는 등 거리 곳곳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상점에서는 생수를 제공하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각종 이정표와 메뉴판은 눈에 잘 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
 
우선 ‘상냥한 가게’는 락희거리 상점 11곳으로 약을 복용할 때 마실 생수를 제공하거나 화장실을 이용 가능하며, 따로 현미밥을 준비하는 등 각 상점 특성에 맞춰 서비스 마크를 달고 있다.
 
상냥한 가게 중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이발관에 마련된 ‘어르신 우선 화장실’은 실금·실변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변기와 세면대가 하나로 된  변기일체형 세면대를 설치했다. ㄹ자 안전 손잡이와 지팡이 거치대, 미끄럼 방지 타일을 적용해 낙상을 방지했고, 소지품 분실 방지 선반도 달았다.
 
‘어르신 이정표’는 시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진 어르신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글자 크기를 키우고 대비·명도·채도 차이를 이용해 자주 찾는 시설 및 장소를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제작했다.
 
화장실과 테이블 등에 설치된 ‘지팡이거치대’는 어르신 필수품 중 하나인 지팡이를 걸어놓을 수 있는 장치로, 걷는 시간 외에 세워놓을 수 있어 바닥에 내려놓는 지팡이 때문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막는다.
 
이밖에 ‘심장 응급소’, ‘이심전심 매뉴얼’, ‘큰 글자 메뉴판’ 등으로 어르신들이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상호 존중과 배려 속에서 락희거리를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락희거리에는 상냥한 가게를 중심으로 상가번영회가 조성돼 어르신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내년엔 종로구 주도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 어르신이 락희거리 상냥한 가게에 붙여진 서비스 마크를 읽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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