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의 대선이 일주일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금융 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31일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에 대외적 불확실성이 많은 가운데, 클린턴 이메일 수사로 불확실성이 하나 더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56%(11.23포인트) 하락한 2008.19로 마감했고 닛케이225지수 역시 0.12% 내렸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역시 우수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역시 한 때 1개월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수사가 대선 날짜까지 종료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하면서 이에 따라 이번 선거판을 뒤흔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당선시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지 미리 보여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클린턴 후보의 무난한 승리로 유력해지던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역시 다시 팽팽한 접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미국 ABC뉴스와 WP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47%,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45%로 격차가 2%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KR선물은 “클린턴의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이메일 사건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거때까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라타 마사히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맨 환율전략가는 “글로벌 증시에 리스크 회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대선까지 증시가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증권 역시 이번주 투자자들이 마주칠 세가지 리스크 중 첫번째가 미 대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ABC나 WP의 설문조사는 토론회 직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것이 2%포인트 이내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증시 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윌턴 매너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AP)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