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갤럭시노트7 타격으로 감소했다. 갤럭시S7과 보급형 제품의 선전으로 추락은 면했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이 본격화될 4분기의 불투명성은 커졌다. 반면 오포·비보 등 신흥강자들을 중심으로 한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계속됐다.
2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22.3%로 전분기 대비 2%포인트 감소했다. 플래그십 갤럭시노트7의 생산이 중단돼 매출이나 수익면의 타격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출하량은 7800만대로 전분기에 비해 소폭(1.3%) 성장했다. 가성비가 뛰어난 J시리즈가 전체 출하량을 유지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 호조도 이어졌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 충격은 4분기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전예약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40만대)을 찍었던 갤럭시노트7은 이후 발화 문제에 휩싸이면서 리콜과 판매 재개를 거듭하다, 이달 11일 끝내 조기 퇴출됐다. 삼성의 품질경영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스마트폰 전 제품군으로 악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2위 애플도 점유율이 감소해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지는 못했다. 3분기 12.9%로 2.1%포인트 하락했다. 출하량은 4500만대로 5.3% 줄었다. 아이폰7 출하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짧았다. 다만 아이폰7 판매가 본격화되는 4분기는 시장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벌써부터 갤럭시노트7의 공백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LG전자는 점유율(5.7%)이 0.3%포인트 올랐다. 순위는 전분기와 같은 5위다. G5의 판매가 저조했지만, 새롭게 출시된 플래그십 V20이 힘을 냈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3분기 2000만대에 달했다. 2분기 대비 17.6%나 늘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통신사들로부터 추가 주문도 받았다. 4분기에도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중국 브랜드의 강세는 여전했다. 3분기 전세계 출하량(3억5000만대) 중 중국 브랜드는 1억6800만대로 톱 티어인 삼성과 애플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성장률도 18%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화웨이가 점유율 9.1%로 3위를 지켰다.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플래그십 P9이 중국 내 다른 브랜드들과의 경쟁 때문에 기대에 못 미쳤지만, 성수기 수요 덕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10.3% 늘었다.
특히 오포(4위)와 비보(6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출하량 증가율이 20%를 초과했다. 오포는 플래그십 R9의 성공에 이어 카메라 기능이 향상된 R9s를 출시했다. 비보도 하반기 새 플래그십을 내놨다. 양사는 모두 BBK의 자회사로, 출하량을 합치면 화웨이를 제친다.
많은 안드로이드폰 메이커들이 갤럭시노트7 공백으로 흩어진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의 픽셀 시리즈 성공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에이브릴 우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아몰레드 패널의 공급부족 때문에 구글이 픽셀과 픽셀XL의 출하량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픽셀폰 출하량이 올 한해 동안 200만대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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