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산업은행이 해외자원개발펀드에 3330여억원을 투자했지만 3000억원의 손실을 입고 330억원만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한 금액의 누적수익률은 -90.2%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아 4일 공개한 ‘트로이카 해외자원개발펀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펀드에 투자된 금액은 3367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잔액은 329억원에 불과했다. 손실액이 3038억원에 이른 셈이다.
산업은행의 ‘트로이카 해외자원개발 펀드’는 2011년 미국 텍사스주 소재 가스전 보유 개발회사인 페타라 지주회사(Patara Holdings LLC)를 시작으로 총 3개의 가스전 개발회사에 대한 투자로 이뤄졌다. 현재 투자는 모두 종료됐고, 2019년 12월15일이 되면 펀드 만기가 다가온다. 그동안 3641억원 중 자원개발에 3367억원이 투자됐다.
문제는 3건의 투자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점이다. 펀드 내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페타라 지주회사의 경우 1117억원을 투자해 162억원만 남아 수익률은 85.4%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텍사스주 가스전 지분을 인수한 토로이카 앤도바(Troika Andover 1 LLC)의 경우 1084억원을 투자해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캐나다 가스전 지분을 인수한 TCA(TCA Energy Ltd)건도 1166억원을 투자해 현재 남은 금액은 167억원에 불과하다.
산업은행의 해외자원개발펀드는 2009년 5월 이명박정부 당시, 지식경제부가 1조원 규모의 자원개발펀드 조성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산업은행은 그해 6월 SK에너지, 삼천리자산운용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용사에 최종 선정됐다.
제윤경 의원은 “당시 산업은행 이사회에서는 무리한 자원개발 투자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주관부서장에게 위임해 버렸으며 이 과정에서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90% 이상을 날렸다”며 “이명박정권의 자원외교 치적을 위해 국책은행이 동원되어 신중한 검토없이 무리하게 추진된 대표적인 국민혈세 낭비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는 모습. 사진/제윤경 의원실 제공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