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갑을오토텍 사태에 대해 한국경영자협회와 종교계가 서로 다른 입장의 성명을 내놓으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갑을오토텍 지회의 공장 불법점거로 180여개 협력사가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했다.
경총은 “갑을오토텍 노조(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가 공장을 불법점거한지 42일을 넘었다”면서 “노조는 공장 출입구를 완전히 봉쇄해 생산시설을 전면적·배타적으로 점거한 채 관리직원들의 공장 출입과 조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7월8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불법행위로 갑을오토텍은 300억원 이상의 생산차질을 빚었다”면서 “특히 180여개사, 1만9000명에 이르는 협력사와 소속 직원들은 갑을오토텍의 생산중단으로 줄도산과 생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노조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42일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러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공권력 작동에 대한 부담’이라는 정치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2일 오후 충남 아산 갑을오토텍 정문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 확대간부 3000여명이 불법 직장폐쇄 철회 등을 요구하는 구호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종교계는 갑을오토텍 사태의 문제해결을 위해 사측이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갑을오토텍 사태가 42일째 이어지자 종교계가 나서 문제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원불교 사회개벽 교무단·원불교 인권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에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종교계는 "갑을오토텍 사태는 사측이 계획적으로 노조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면서 “회사는 경비노동자 외주화를 명분으로 파업을 유도하고 직장폐쇄를 한 뒤 노조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노동하기 위한 최후의 방어벽이자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라면서 “갑을오토텍은 물리력을 동원해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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