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가동률 저하 ‘적신호’
현대차, 7월 생산판매 전월비 미국 22.9%↓·유럽 53.4%↓
2016-08-07 14:01:08 2016-08-07 14:01:08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판매 전선이 심상찮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시장 침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서 '현장경영'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에 한번꼴로 국가를 이동하며 생산현장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총수가 직접 위기극복의 최일선에 나서 직원들에게 최고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하는 등 강행군 중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제네시스 브랜드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출물량 감소로 인해 국내 공장가동률이 무려 17% 가량 줄었다. 
 
해외 공장 역시 유럽과 미국 공장을 중심으로 가동률 감소가 이어지면서 5%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중국 공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문제는 현대차 해외공장의 생산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 미국공장의 생산·판매(출고량 기준)는 2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고, 전월 대비 무려 22.9% 감소했다. 
 
특히 유럽의 생산·판매는 총 1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6.4% 급감했고, 전월 대비 53.4% 감소해 충격을 줬다. 
 
이외에 터키 1만3000대, 러시아 1만1000대로 전월 대비 각각 37.2%, 45.6% 판매가 감소했다. 
 
자료/현대차, 기아차, 한화투자증권
 
그나마 현대차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생산판매로 살펴보면 ▲미국(22만7000대, Yoy 6.6%) ▲북경(59만3000대, Yoy 5.0%) ▲인도(36만5000대, Yoy 4.6%) ▲유럽(20만3000대, Yoy 6.0%) ▲터키(13만3000대, Yoy 7.0%)로 증가한 반면, ▲러시아(10만8000대, Yoy -11.8%) ▲브라질(8만8000대, Yoy -10.7%)은 전년 동월 대비 생산·판매가 감소했다. 
 
기아차(000270)는 지난달 유럽 1만6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8.1% 감소했고, 미국 2만6000대로 1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중국에서 4만100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36.6% 증가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문제는 현대차와 기아차 해외 핵심시장인 미국·유럽·중국에서 생산판매 감소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현대차 해외생산판매 총 대수는 33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 하락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무려 23.8% 감소한 것이다. 
 
기아차 역시 총 22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 14.5% 감소폭이 훨씬 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위치한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정몽구 회장이 공장을 둘러보며 담당 임원들과 생산 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누는 모습.사진/현대차
 
이에 정몽구 회장은 지난 3일(현지 시간) 현대차 러시아공장에 이어 슬로바키아 질리나시에 있는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직접 챙겼다. 
 
정 회장이 유럽 공장을 방문한 건 최근 브렉시트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현대기아차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정 회장은 러시아 공장을 점검하며 "러시아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니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 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은 기아차 유럽공장 임직원들에게 "현대차그룹이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성공적인 해외사업이 큰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도 해외사업장 수익성 창출을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브랜드 제고 등 미래 경쟁력을 높여 회사 전체가 지속 성장해가는 원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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