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한화생명이 1분기 상장 생명보험사 중 역마진 부담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도 가장 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의 역마진 갭이 0.91%로 실적을 공시한 상장 생보사 4곳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1분기 기준 투자이익률 4.07%(후순위 이자비용 차감), 부담이자율 4.98%를 기록했다.
역마진 갭이란 운용자산이익률과 부담이자율의 차이로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부담이자율이 클 경우 역마진에 빠지게 된다.
삼성생명도 1분기 투자이익률 4.05% 부담이자율 4.69%를 기록해 역마진 갭이 0.64%였으며 미래에셋생명은 투자이익률 3.55%, 부담이자율 4.11%로 0.56%의 역마진 갭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은 투자이익률 4.35% 부담이자율 4.27%로 상장 생보사 중 유일하게 역마진을 벗어났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역마진 갭이 높은 이유는 과거 6% 이상의 고이율·금리확정형 상품을 팔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품을 판매한 회사는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역마진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금리연동형 상품과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로 부담이자율을 꾸준히 낮추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운용자산이익률이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한화생명의 고정금리 부채비중은 49.7%이며 삼성생명은 43.8%를 기록했다. 반면 동양생명은 35%, 미래에셋생명 37.8%를 기록해 한화생명과 10% 이상 차이가 났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도 문제다. 한화생명의 듀레이션 갭은 0.59를 기록해 상장사 4곳 중 가장 컸다. 듀레이션이란 투자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으로 듀레이션 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장기 자산으로 부채를 메울 수 없다는 얘기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업계 내에서 부담이자율이 가장 높고 역마진 갭이 가장 크다는 점은 부담스럽다”며 “꾸준한 부담이자율의 하락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역마진이 한화생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이익률을 높여 역마진 갭을 줄이거나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높여 고정금리부채비중을 낮춰야 한다. 문제는 시중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투자이익률을 높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보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올해 초까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해왔다가 2월에 판매를 중단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초까지 판매된 상품 자체는 역마진 부담이 없다"며 "다만 고정금리 부채비중을 낮추기 위해 일시납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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