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지난 1966년 설립된
우리조명(037400)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종합 조명 전문기업이다. 가정용 형광등 등을 통해 성장했다. 특히 일반 소비자에게는 장수램프로 유명한 회사다. 우리조명은 우리이티아이, 아이엠텍, 뉴옵틱스, 우리이앤엘 등의 자회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연결기준 연매출액도 2조원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우리조명 자체로는 조명 업계의 불황 등으로 인해 지난 2014년과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최규성 대표는 지난해 우리조명을 맡았다. 그는 1988년
LG전자(066570)에 입사했다. 이후 상품전략, 마케팅, 영업, 사업담당 등을 맡았고, 헬스케어 글로벌사업총괄 상무, DA/HA 신성장동력발굴 리더 등을 역임했다. 에어워셔, 시스템 에어컨 등이 모두 최 대표의 손을 통해 탄생했다. 어려운 상황에 있던 우리조명에게 그는 구원투수인 것이다.
최 대표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조명 산업 자체는 안좋은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뷰티 등 기존 사업과 신규사업에서 성과를 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규성 대표가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조명
최 대표가 우리조명에 합류한지는 1년이 넘었다. 그동안 그는 회사의 분위기를 능동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변화하는 시대에서는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조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회사 환경을 바꿔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리조명은 뼛속까지 제조회사였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대로 제품을 생산하는 수동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 부분을 먼저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적인 회사 분위기를 동적으로 바꾸고 조직원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서 다양성을 갖도록 말이죠.”
내부적으로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 최 대표가 놓여있는 상황은 만만치 않다. 해외에서는 조명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조명과 같은 국내 중견기업들은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규모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정부에서 기업들에게 장비를 구매해주는 등 국가 자체에서 지원을 크게 해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제한적인 비즈니스만 하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다보니 원가구조 개선에서도 불리합니다. 그러다보니 해외 고객들도 뺏기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조명의 공장을 분야별로 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에 있는 안산공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조명은 지난달 23일 중국 절강성조명과기 유한공사에 11억8800만원을 출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가는 것은 호랑이 소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인트벤처(JV) 설립은 중국에 가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생산코스트에 최적화된 제품을 생산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중국기업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것입니다. 특히 과거 거래선들과 재결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조명명가 재건을 이루겠습니다.”
최 대표는 월 500만개의 조명 합작사 생산량을 1000만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북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고 베트남에서는 대량 수요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합작사의 매출을 오는 2018년 2억달러, 2020년 5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내 안산공장에서는 사물인터넷(IOT)를 접목한 조명기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내놓는다.
“IOT가 접목된 제품부터 시작해 인테리어가 가미된 방등류 등의 제품을 다품종 소량생산하겠습니다. 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맞춰 항시 긴급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우리조명의 베트남 자회사인 우리VINA의 모습 사진/우리조명
신규사업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많은 경쟁업체가 있는만큼 어설픈 제품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우리조명은 현재 화장품과 헬스케어 쪽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코스맥스와 손을 잡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마스크팩입니다. 계열사 중에 나노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이 있는데 사람의 피부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에서는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좀 더 역동성을 줄 수 있는 장비들을 내놓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로드맵을 짜서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는 연말 쯤이면 계획한 부분에 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은 매출 등 지표상의 성적들이 나름 생각한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매우 어려운 환경이고 여러 측면에서 부족하긴 하지만 결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말 정도로 가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영에 대한 심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대표의 자리에서 직접 판단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부분이 압박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사업을 펼쳤던 대기업 시절과는 다르게 지금은 한정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
“LG전자에 있을 때는 ‘내가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수많은 부서가 뒤를 받쳐줬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시작부터 끝까지 제가 다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LG전자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제반요건 자체도 다르니까요. 특히 제가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다보니 압박감도 심합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우리조명 본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그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마인드, 즉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과 명상, 사람과의 교류, 독서 등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제가 산을 좋아합니다. 특히 산에 가서 명상을 하는 것을 즐깁니다. 명상을 하면서 한 주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명상 중에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오는 만큼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와함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보교류도 하는 등 관계를 통해 일에서 얻은 여러 부분들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최 대표는 지금의 이 위치가 영광스럽다고 말한다. “CEO를 2년째 하고 있는데 영광스럽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제가 상장회사의 대표가 됐으니까요. 그리고 영향력이 있는 위치니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의 모습자체가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는 우리조명을 글로벌 기업들과 겨룰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는 성취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회사에 희망을 가지고 모든 것을 쏟았을 때 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보람과 나의 성장이 담보될 수 있도록요. 이를 통해 조직원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 조명기업도 글로벌 기업과 겨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주면서 만족도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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