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사진 몇장 찍으려고 형식적으로 하는 행사가 아니다. 여러분들과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분들을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고 대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식사 맛있게 하시고 종종 뵙겠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청소노동자들과의 만났다. 20대 국회 첫 일정을 청소노동자들과 점심을 함께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과거 국회의원을 할 때도 종종 이들과 식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의원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청소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청소노동자들이 남성 따로 여성 따로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남녀칠세 부동석인가"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청소노동자들도 노 원내대표와의 만남이 낯설지 않은 분위기였다.
노 원내대표는 "여러분은 국회라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들”이라며 “비록 맡은 바 업무가 차이가 있을지언정, 국민을 위해 한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라는 의식을 늘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최근 국회 사무처의 결정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정의당을 찾아갔다. 사무처는 개원을 맞아 업무공간 부족을 이유로 국회 본청에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과 노동조합 사무실을 비우라고 요구했다.
퇴거 대상이 된 곳은 국회 환경노동조합 사무실로 사용된 본청 252호실과 남성 청소노동자 휴게실로 사용된 256호실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국회사무처는 일방적인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과 노조사무실 퇴거 통보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노조가 쓰던 공간이 잘 유지되길 바란다. 혹시 일이 잘 안 되면, 저희들과 공동으로 사무실을 같이 쓰자”며 “정의당이 국회에 있는 한 여러분들이 외로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가 원내대표로서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사무처의 편의를 위해 힘 없는 노동자의 최소 휴게공간과 노조활동 공간을 빼앗는 것은 볼썽사나운 갑질에 다름 아니다. 사무처는 강제 퇴거를 중단하고 즉시 노동조합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입법활동을 돕고 있는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국회 청소노동자 대표인 김영숙 노조위원장은 “최근 휴게실 문제가 조금 연기됐다. 6월에 (이 문제로) 회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며칠간은 퇴거를 안 할 것 같다. 앞으로 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의당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청소노동자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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