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조선 3사 자구안 첩첩산중
채권단 및 노동조합과 자구안 조율 및 실행 단계서 진통예상
2016-05-23 17:18:46 2016-05-23 17:18:46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조선 3사의 자구안 제출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이주부터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주채권은행 등 이해당사자들과의 진통도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내 기술교육원 열정관에서 대우삼성 협력사 대표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주까지 인력감축과 자산매각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채권은행에 제출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최종내용 수정을 마치고 이번주 안으로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주채권은행들은 이들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흡하다고 평가될 경우 각 사에 자구안 보완 또는 반려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을 통해 생산 설비 감축 및 자산 감축을 통한 유동성 확보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채권단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반년이 지나도록 조선3사 중에서 유일하게 수주가 없다는 점을 들어 유동성을 우려하고 있다. 채권단은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12일 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 대한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각사 노동조합 반발 또한 심상치 않다. 이들은 위기를 초래한 경영부실의 책임을 노동자에 전가한다며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도 반대하고 있다. 노조에 대해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노사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 및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노조 동의가 전제되어야 지원금을 집행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자 대우조선 노조는 임금동결과 파업금지 등 노조활동이 위축되는 내용을 담은 동의서를 제출한 바 있어 각 사의 노조는 자구안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자구안 제출 이후 올해에도 추가적으로 자구안 제출을 강요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인위적 구조조정안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무직 희망퇴직과 자연적 인원감소가 진행됐을 뿐 생산직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는 상태"라며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노조는 결사 반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역시 경영상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원 정리 사유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조합과 사전에 인원정리 규모 및 절차, 위로금은 당시 상황에 따라 정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역시 비슷한 조항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잘 지켜지고 있다"고 양측은 설명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단체협약 제36조에 따르면 회사는 조합원을 해고할때 60일 전에 예고해야한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노조 가입자에 대해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인위적인 제재가 가해질 경우 단협에 위배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결사반대할 것"이라 말했다. 이들은 정 이사장이 사재를 출연해야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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