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송혜교와 방송인 이창명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송혜교는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J사)의 초상권 침해로 인해 법정소송에 들어섰고, 이창명은 교통사고 후 도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비록 사안이 매우 다르지만 두 사건 모두 연예인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두 사람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재작년 탈세 의혹 이후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송혜교는 여론의 비호를 받고 있는 반면, 데뷔 후 처음으로 사건 사고에 휘말린 이창명은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한 여론의 향방을 가르고 있는 것은 바로 거짓말을 했느냐 안했느냐다.
최근 논란에 휘말린 송혜교-이창명. 사진/뉴시스
송혜교는 J사와 법적 공방 중이다. 송혜교의 소속사 UAA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PPL 계약을 맺은 J사가 드라마의 장면을 광고 판촉에 사용한 것을 '초상권 침해'라며 고소했다. 이에 J사는 "이미 계약에 명시된 내용"이라며 계약서까지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며 반박했지만, 공개된 계약서가 J사에 유리한 부분만 발췌한 것이 드러나면서 역풍을 맞았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 보면 송혜교에 대한 호감도와 상관없이 이번 사안만큼은 J사를 향한 비판이 많다. 한 커뮤니티에는 "탈세 의혹이 있는 송혜교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J사가 송혜교의 약점을 이용한 것 같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태양의 후예'가 인기를 모은 중국에서도 J사에 대한 비판이 크다. 'J사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다. J사의 모기업인 로만손의 주가는 사건이 불거진 이후로 연일 떨어지고 있다. J사의 거짓말이 들통 나면서 J사에 대한 비난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반대로 20여년 경력의 이창명은 데뷔 후 가장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다. 이창명은 지난 4월21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20시간이 지나 경찰에 출두했다. 정황상 음주운전이 의심됐으나 이창명은 단호히 부인했고, 시간이 지나 음주로 처벌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일주일이 뒤인 지난달 28일 경찰은 이창명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음주 추정치인 위드마크를 이창명에게 적용한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 0.16%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위드마크는 음주운전 후 시간이 많이 경과돼 운전자가 술이 깨버렸거나 한계 수치 이하인 경우 등에 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으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도로교통법 상 알코올 농도 0.1% 이상은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한다.
이창명을 의심하고 있던 대중은 그가 실제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욕설은 물론이고 이창명이 MC를 맡고 있는 KBS2 '출발 드림팀'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다. 법원이 위드마크의 증거력을 인정한 선례가 없어, 법적인 조치를 받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그를 다시 방송에서 볼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그동안 수많은 연예인들이 다양한 사건에 연루됐다. 도박이나 마약, 음주운전, 말실수 등 각양각색으로 대중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 중 일부는 죄를 지었을 당시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 경우 대부분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아 방송가에 복귀해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짓말로 사건을 수습하려 했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걷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중은 관대하다"고들 하지만 한 번 돌아서면 입장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게 또 대중의 심리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두 사람을 둘러싼 논란은 대중의 냉혹함을 다시 한 번 명백히 알 수 있는 사건이 됐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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