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세계인의 영화 축제가 막을 올린다. 오는 11~22일 프랑스 칸에서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칸국제영화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행사다. 전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모일 '영화 도시' 칸을 향해 영화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1~22일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에서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사진=뉴시스)
공식 섹션 7개 부문 82편 초청…한국영화 5편 진출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의 공식 섹션은 경쟁부문,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Midnight Screening), 주목할 만한 시선, 특별상영, 시네파운데이션(Cinefondation), 단편경쟁 등 7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총 82편의 작품이 초청을 받았다.
국내 영화 중에는 5편이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경쟁부문,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비경쟁부문,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또 박영주 감독의 단편 영화 '1킬로그램'은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윤재호 감독의 단편영화 '히치하이커'는 감독주간 부문에 포함됐다. 감독주간은 7개의 공식 섹션을 통해 상영되는 작품들에 비해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색깔의 영화들이 소개되는 부문이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헐리우드를 찾은 한 남자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시 아이젠버그, 크리스틴 스튜어트, 블레이크 라이블리, 스티브 카렐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가 칸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02년('할리우드 엔딩')과 2011년('미드나잇 인 파리')에 이어 세 번째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국 출신 감독 켄 로치. (사진=AP/뉴시스)
경쟁부문 21편…황금종려상 주인공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는 총 21편이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수상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최고 작품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의 주인공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탄생한다.
세계 곳곳에서 활약 중인 유명 감독들이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수상의 주인공은 오는 22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지난 1999년과 2005년 '로제타'와 '더 차일드'로 이미 두 차례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던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 형제(장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는 세 번째 수상을 노리며, 지난 2007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 지난 1999년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 지난 2014년 26세의 나이로 심사위원상 최연소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캐나다의 자비에 돌란 등도 경쟁을 펼친다.
지난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국 출신 감독 켄 로치 역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80세의 켄 로치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감독들 중 최고령이다. 켄 로치가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열세 번째다.
지난해 열린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프랑스의 자크 오디아르가 '디판'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헝가리의 라즐로 네메스가 '사울의 아들'로 심사위원대상,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이 '자객 섭은낭'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또 프랑스 배우 뱅상 랭동은 '아버지의 초상'으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으며, '캐롤'에 출연한 미국 배우 루니 마라와 '몽 루아'의 프랑스 배우 엠마투엘 베르코는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의 심사를 맡게 된 9명의 심사위원들. (사진=칸국제영화제)
남자 넷, 여자 넷…성비 맞춘 심사위원 구성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은 총 9명이다. 심사위원장을 제외하면 전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4명의 남성 심사위원과 4명의 여성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적이나 성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정한 심사를 통해 경쟁부문 수상의 주인공들을 가려내겠다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측의 의지가 엿보이는 심사위원 구성이다.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쟁쟁한 감독의 작품들이 경쟁부문에 초청된 만큼 심사위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프랑스의 감독 아르노 데스플레생과 미국 배우 커스틴 던스트를 비롯해 이탈리아의 배우 겸 감독 발레리아 골리노,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 헝가리 감독 라즐로 네메스, 프랑스 배우 겸 가수 바네사 파라디, 이란 프로듀서 카타윤 샤하비, 캐나다 배우 도널드 서덜랜드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심사위원장은 '매드 맥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호주의 유명 감독 조지 밀러가 맡는다. 조지 밀러는 지난해 20년 만에 선보인 시리즈 신작인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로 전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밖에 단편경쟁 부문의 심사는 심사위원장 가와세 나오미(일본 감독)을 비롯해 마리 조지 크루즈(캐나다 배우), 장마리 라리외(프랑스 감독), 라두 문티안(루마니아 감독), 산티아고 로사(아르헨티나 감독) 5명이 맡게 됐으며,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마르트 켈러(스위스 배우), 예시카 하우스너(오스트리아 감독), 디에고 루나(멕시코 배우), 루벤 외스틀룬드(스웨덴 감독), 셀린느 살레테(프랑스 배우)가 심사한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