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계속되는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입하기 위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고가낙찰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2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85.1%로, 전달(84.8)보다 0.3%p 상승했다. 지난 2014년 8월 81.9%로 80%대 낙찰가율에 진입한 이후 20개월 연속 80%이상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주택시장 이상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제주가 141.6%로 가장 높은 가운데, 경북(100.0%), 부산(95.3%), 광주(94.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서울도 90.2%에 달했으며, 지방 5개광역시 평균도 90.8% 수준이었다.
이같은 높은 낙찰가율은 경매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국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수는 전달보다 0.9명 증가한 6.6명에 달했다. 지난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 낙찰가율이 90%대를 웃돌 정도로 경매시장에 사람이 몰리면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고가낙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는 감정가격이 1억8500만원이었지만 이보다 4700만원 정도 높은 2억3199만원에 낙찰됐다. 1개 물건에 무려 49명이 몰리며 감정가 대비 125% 수준에 주인을 찾은 것이다.
또, 서울 성북구 종암동 한 아파트도 38명이 입찰에 참여하며 감정가(3억5400만원)의 103% 수준인 3억6553만원에 낙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지방광역시들을 중심으로 경매시장에 수요자들이 꾸준히 뛰어들고 있다"면서 "무조건 낙찰 받아야겠다는 심리보다는 주변의 시세 등을 꼼꼼히 따진 후 계획적인 입찰에 나서야 고가낙찰에 따른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 자칫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을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목적의 수요자들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경매시장은 주택시장 불황기에 주택 처분이 쉽지 않아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며 "최근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지방의 경우 꼭 고가낙찰이 아니더라도 향후 지역 내 가격하락에 따라 원하는 차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늘며서 경매시장이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고가낙찰이 빈번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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