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이른바 '용산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이 16시간 가까운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마치고 1일 귀가했다. 허 전 사장은 전날인 31일 오전 9시 50분쯤 검찰에 출석한 뒤 이날 1시40분쯤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이번 소환조사에서 허 전 사장을 상대로 폐기물업체 W사 운영자 손모씨가 빼돌린 회사 자금 중 일부를 전달받았는지, 그 대가로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계약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손씨가 평소 친분이 있는 허 전 사장에게 골프 접대 등 다양한 형태로 금품을 제공했을 가능성 등도 조사했다. 허 전 사장은 그러나 제기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AMC 고문으로 재직한 손씨는 용산 개발사업 중 폐기물 처리에 관한 120억원대 계약 과정에서 2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됐다. 검찰은 손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전 사장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 결과와 그동안 확보한 물적 증거,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 분석한 후 구속영장 청구 등 허 전 사장에 대한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 증거확보를 위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강조사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허 전 사장은 "저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었다"며 "본 건은 한국자유총연맹에 해악을 끼치다가 퇴출당한 자들과 저를 몰아내려는 자들의 모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철도공사 사장 재직 중 철도 부지 매도자로서 악조건에서도 용산 주민을 위해 협약 변경까지 하면서 최선을 다했으나 퇴임 후 1년 반이 지나 사업이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업을 하는 용산AMC(용산역세권개발)는 별도의 법인으로서 손씨가 하청 사업 일부에 개입한 정황을 전혀 몰랐다"며 "검찰에서 어떤 것을 물어볼지 전혀 모르고 왔기 때문에 진술을 다 하고 난 다음에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산개발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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