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왔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회의에서 두 번째 금리 인상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과 관련해 어떤 힌트를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6월이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꼽히고 있지만, 4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월 금리 인상 가능성 0%…옐런 기자회견 관심 집중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오는 15~16일 열릴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 역시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0%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발간한 보고서에서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5%의 응답자는 연준이 3월 회의가 끝나고 발표하는 성명에서 1월 성명서와 비슷한 의견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위원들이 글로벌 경제와 금융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문구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렇게 된다면,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아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월 회의 이후 금융 시장 혼란이 다소 잠잠해지고 원자재 가격 하락세도 주춤해진 만큼, 연준 위원들이 성명에서 경제와 관련해 더욱 낙관적인 평가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골드만삭스는 “성명서에서 연준이 최근 상황이 개선됐다는 점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성명 발표 이후 2시30분에는 자넷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 어떤 얘기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연준이 4월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면,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힌트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경기 평가 관련 연준 내부 의견 엇갈려 '혼란'
최근 연준 내부에서는 미국의 경기 전망과 관련해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용시장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은 미미하고 특히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45개월 연속 연준의 목표치인 2% 아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좀 더 전망이 확실해질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과 관련 신중론을 펼쳤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달성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1.7% 오르며 2014년 7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과 관련 낙관론을 제시하는 인사들도 많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현재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경제는 현재 잘 굴러가고 있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물가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는 만큼 옐런 의장이 이 두 그룹의 의견을 모두 수용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향후 금리 인상 시기 6월이 우세
현재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유력한 금리인상 시기로 6월이 꼽히고 있다.
현재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42%로 점쳐지고 있고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5%다. FF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은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22%,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47%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의 인터뷰에서도 70%가 넘는 전문가들이 6월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고, 골드만삭스 역시 6월 금리 인상을 점쳤다.
또한 응답자의 5분의4 이상은 올해 금리 인상이 2번 이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연준 위원들이 작년 말에 제시했던 금리 인상 전망치 역시 낮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경제는 더 좋아지고 있다"면서 "그래도 연준은 조금 더 지켜보길 원할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6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 연준 관계자였던 로렌스 메이여 역시 "3월 조금 더 기다리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후 6월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들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1월 PCE 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된 이후, 일각에서는 4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4월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 지표의 개선과 원자재 가격의 반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국제유가는 무려 7%나 급등했다.
케빈 쿠민스 RBS 이코노미스트는 "4월 금리 가능성이 작았으나,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된 이후에는 다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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