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주 급등' 거래소 "불공정거래 여부 조사"…두산그룹 "인프라코어 매각 호재 영향"
두산·두산인프라코어·두산중공업, 3거래일 연속 주가 강세
2016-03-06 08:46:57 2016-03-06 08:49:26
두산(000150)(000150)그룹주가 4세 경영 체제 출범 소식이 보도되기 전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시장 안팎에 미공개 정보 이용 가능성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 2일 두산그룹주의 주가가 급등한 것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지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시감위는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심리·감리 등 절차를 거쳐 조사내용을 금융위원회에 통보한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항은 없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통상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가 있을 때 시스템적으로 시행하는 차원의 모니터링”이라며 “현재는 단지 모니터링 단계로 구체적으로 확인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2일 오후 2시부터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차기 그룹 회장직을 큰 조카인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에게 승계한다고 밝혔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이사회에서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박용만 회장은 “오래 전부터 그룹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서는 그 동안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의장이 그룹회장직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두산 측이 그룹회장직 승계와 관련된 소식을 언론 등을 통해 공식 발표한 것은 이날 오후 2시50분 무렵이다. 하지만 두산 주가는 이날 오전 2%대 안팎의 상승세를 보인 뒤 상승폭을 키우며 전거래일 대비 7.82% 오른 채 마감했다. 이후 3일 3.08% 올랐고, 4일 1.07%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중공업(034020) 등 다른 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이 기간 크게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일 15.04%, 3일 2.98%, 4일 5.06% 상승했고, 두산중공업도 해당 기간 5~8%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당시 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매각 체결이 있어서 이것을 중심으로 호재가 있던 영향으로 본다”며 “거래소 시감위도 모니터링 단계일 뿐 구체적인 조사에 착수한 게 아니라고 한만큼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1조1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실질적으로 불공정거래행위로 드러날 경우 거기에 합당한 규제적 절차에 따라 조사를 하고 처벌을 하겠지만, 아직은 부당거래인지 아닌지를 최종 결론내리기 어려운 단계이므로,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세밀한 주의도 당부했다. 황 실장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범위가 포괄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보다 세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2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하며 후임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추천했다. 사진/두산그룹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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