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이 다음달 임기가 마무리되는 자회사 CEO의 인사를 앞두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 후계구도 마련,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윤종규, 김정태 회장의 후반 임기에 힘을 실어줄 경영 안정화 등이 이번 자회사 CEO 인사에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23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CEO의 인사를 논의한다. 신한금융은 이후 다음달 초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자회사 12개 중 다음달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7곳에 달한다. 이중에는 지난해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된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을 비롯해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장, 오세일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 등이 포함됐다.
사외이사도 대거 임기가 만료된다. 5년 임기를 모두 채운 남궁훈, 권태은, 김석원 이사를 비롯해 총 10명 중 7명이 교체 대상이다.
신한금융의 이번 인사의 핵심은 차기 회장 선출권이다.
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는 자회사 CEO 외에도 차기 회장 선출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동우 회장 입장에서는 차기 후계구도 마련이 이번 인사에 가장 큰 목적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1년밖에 남지 않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의미가 크다"며 "이번 자회사 CEO 인사는 차기 회장 후보들의 거취가 핵심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윤종규 회장과 김정태 회장의 임기 후반 전략이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 풀이된다.
KB금융 자회사 CEO 중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이다. 하지만 박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올초 선임된 김옥찬 사장을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 정비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김병헌 KB손해보험 사장과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을 임기 만료(오는 3월) 전에 해임했다. 이 자리는 각각 양종희 사장과 윤웅원 사장이 선임됐다. 이둘 모두 KB금융 부사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과거에 김옥찬 사장과 합을 맞춘 인물이다.
박지우 사장도 과거 국민은행 부행장을 역임하며 KB사태를 해결하는 데 공이 큰 인물이다. 과거 국민은행에서는 김옥찬 사장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여기에 최영휘 이사회 의장 등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7명 모두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에서 내달 임기가 끝나는 CEO는 총 8명이다. 이들은 김한조 하나금융 부회장을 비롯해 장승철 하나금융투자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 추진호 하나캐피탈 사장, 이상식 하나에프엔아이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인사에 김정태 회장의 친정체제 굳히기가 주요 이슈다. 김 회장이 최근 과거 인사를 중용하고 있어서다.
김 회장은 올초 주재중 전 기획관리그룹장을 하나생명 운영총괄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COO)으로 선임했다.
주 부사장은 지난해 2월 하나·외환은행 합병지연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하나금융을 떠났던 인물이다. 이어 당시 함께 회사를 떠났던 정진용 준법담당 상무도 다시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들 지주사 모두 경영안정화를 이번 인사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차기 후계구도 구상 등 각기 다른 내부사정에 따라 인사교체의 폭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이 내달 자회사 CEO 등 대거 경영진 임기만료를 앞두고 인사교체 폭을 고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 후계구도 마련을, KB와 하나금융은 경영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인사를 고민하고 있다. (왼쪽부터)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본사.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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