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지면 한 면을 통째로 할애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거친 말을 쏟아냈다.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비방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한시바삐 역사의 오물통에 처넣어야 할 특등재앙거리’라는 제목의 1만3000여자 분량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6면 전체에 배치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강경 대북정책이 민족분열과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가져온다고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을 ‘망령 든 노파’, ‘제 애비 뺨치는 치마 두른 역적’, ‘패륜악녀’, ‘청와대 미친 암개(암캐)’ 등으로 비난하며 시종일관 인신공격성 막말을 쏟아냈다.
븍한이 노동신문 한 면을 다 사용하면서 남측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막말을 쏟아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붕괴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대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최근 북한의 대남 비난에 대한 정부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은 지금 우리와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단합하는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과 막말 비방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통일부는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극단적인 도발을 거듭하고, 수소폭탄 실험까지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면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부는 “개성공단을 국제규범에 부합되게 발전시켜 북한 주민의 삶을 돕고 북한을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오게 하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핵·미사일 개발로 대답한 북한이 우리의 국가안보와 국민 안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한 정부의 결정을 저급한 언사로 왜곡·비방하고 더욱이 우리의 국가원수를 저열한 인신공격성 막말로 비난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개성공단 중단 등과 관련해 국정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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