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최근 삼성동의 과거 한국전력 부지 개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강남·송파 부동산거래 시장에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양 축으로 형성된 지역이 강남역 일대에 버금갈 새 중심지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1월 105층(571m) 규모 랜드마크 타워와 1만5000㎡규모 전시장, 공연장, 컨벤션센터, 글로벌 업무 시설 등을 겸비한 GBC 공사를 시작한다. 7만9342㎡ 부지에 총 연면적 92만8887㎡로 지어질 이 센터는 현대차그룹의 30여개 계열사 소속 임직원 1만3000여명이 일하게 되며, 국내·외 관광객 유치도 기대된다.
GBC 신설로 삼성동은 물론 청담동과 잠실동 등지의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과 유동인구 등이 급증하며 자연스럽게 주택·사무실·점포 등의 수요가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요 부동산 전문가들도 삼성동 외에 청담동·잠실동 등지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용환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17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현대자동차 부지(옛 한국전력 부지) 개발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사전협상을 마무리짓고 향후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뉴스1
최근 GBC 개발 부지 일대 공인 중개업소는 각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신천역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방학 직전 빼면 전화·현장 모두 문의가 많지 않은 곳이고, 겨울 무렵은 비수기인데 사업 확정 발표 이후 전화가 늘어 쉬기 힘들 지경"이라며 "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과 빌라, 오피스텔, 땅까지 물건들도 다양하다"고 말했다다.
삼성동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원래 삼성동은 주택 밀집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 가격 변동률은 강남구 평균 대비 높지 않았다"며 "하지만 수요가 예상되는 빌딩은 지난 해 7개동이나 생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GBC 계획이 발표된 뒤 몇몇 주인은 주택과 상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였다.
이같은 활발한 현장 분위기와 달리 신중한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잠실동을 위시한 탄천 주변이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현재 가격조정·시장위축 등 심리 기재들이 워낙 세게 작용해 당장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되는 것은 어렵다"면서 "주택 시장은 GBC 호재가 이미 반영됐디 때문에 상업지가 후광을 볼 것이다. 다만 반드시 사야할 경우 완공 후보다 지금이 낫긴 하다"고 분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2014년 부지 매입 때부터 최근 연말연시에 이르기까지 주변 부동산 값이 많이 올랐다. 주거·업무·상업 등 모든 목적의 빌딩 다 해당된다. 게다가 9호선 호재도 이미 반영된 상태"라면서 "다만 현대차그룹 협력업체가 입주할만한 빌딩, 상점이 들어설만한 빌딩은 아직 살필만 하지만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부지 및 잠실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뉴스1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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