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구원투수, 정일영 신임 사장 취임

"개혁·혁신으로 공항 문제 조기 해결하겠다"취임식 생략하고 비상경영선포식 개최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4·13 총선 출마를 위해 박완수 전 사장이 자진사퇴하면서 공석으로 남아있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정일영 전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취임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사장.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정 사장은 최근 대규모 수하물 지연사태와 잇따른 외국인 밀입국 사건으로 인해 지난 2001년 개항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위상 회복을 위해 통상적인 취임식을 생략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보안체계와 수하물 처리시설 등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을 추진해 총체적 난국을 조기에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취임식 대신 임직원과 함께 하는 비상경영선포식을 2일 오전 인천공항공사 청사 1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인천공항이 개항 이후 15년 동안 고속 성장했지만 최근 잇따른 위기는 성공에 도취돼 혁신을 소홀히 한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인천공항의 모든 구성원들이 뼈를 깎는 개혁과 혁신을 추진해 공항 운영체계 전반에 걸쳐 누적된 문제점들을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 허브공항 성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국가적 목표이므로, 주변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인천공항이 앞서갈 수 있도록 공항운영 뿐 아니라 공항복합도시 개발, 해외공항사업 등 각 분야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경험과 열정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비상경영 선포와 함께 최우선적으로 다음 주 설연휴 기간 동안의 여객안전과 출입국절차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공항 전 분야에 걸쳐 100여개의 세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최근 사고가 발생한 심야·새벽 취약 시간대까지 24시간 직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모든 경영진들도 설연휴기간 동안 현장에 상주하면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수하물사태, 경비보안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과감한 인사쇄신 및 조직혁신을 통해 근무기강을 확립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경쟁력 제고방안을 포함한 공항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도 이달 안으로 수립할 방침이다.

 

설연휴 이후에는 동북아 허브 성장전략에 대한 본격적인 재점검과 함께 2020년과 2030년까지의 미래 경영전략 및 비전을 각각 수립해 글로벌 공항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3단계 건설사업 완공에 맞춰 제2의 개항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목표다.

 

한편, 정일영 사장은 지난 1992년 인천국제공항 착공 당시 교통부 항공 정책과장, 2001년에는 국제항공협력관으로서 인천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에 기여한 인물이다.

 

2008년 2단계 건설사업 완공 당시에는 항공철도국장을 역임하는 등 지난 20년여 간 인천공항의 기획, 건설, 운영 전 과정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공항 및 항공산업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01년에는 우리나라가 가입 50년 만에 최초로 UN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상임 이사국으로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하며 국제항공협력 및 민간항공분야에서도 전문 경력을 쌓았다.

 

2001년 미국연방항공청(FAA)이 우리나라 항공안전을 2등급으로 결정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 ICAO 확인감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지원해 항공안전 2등급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등 항공안전 분야의 경험도 풍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에는 과감한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창립 이래 최대 매출액 달성, 교통사고 사망자 대폭 감소 등의 성과를 거뒀다.

 

김용현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