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험지출마 요구 거부하고 종로 선택
안대희는 마포갑 결정…당내 기존 주자들 반발
2016-01-17 15:43:01 2016-01-17 16:22:37
험지 출마를 요구받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총선 출마 지역으로 각각 서울 마포갑과 종로를 선택했다.
 
안 전 대법관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돕고 정치를 고치겠다"며 마포갑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당초 부산 해운대 출마를 검토했던 안 전 대법관은 "마포갑은 진정한 험지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는 무려 11%포인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22%포인트 차이가 난 곳"이라며 "당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경선 여부와 방식에 대해 그는 "험지 출마라면 상대방하고 선거를 하는 게 정상적인데 당내 경선을 하면서 서로 어려운 입장에 놓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정치를 결심한 이상 공정한 경쟁을 거치면 된다고 생각해 당에서 정해주는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결과적으로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종로 출마 입장을 고수하게 된 오 전 시장은 "안철수신당이 창당되는 등 어느 지역에 누가 출마할지 상당히 유동적인 상황으로 험지 출마론은 너무 일렀던 문제제기였다"라며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이로써 안 전 대법관과 오 전 시장의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향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기존 예비후보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전 대법관의 경우 최고위원회에서 영입인사나 험지 출마자로 인정하면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치를 수 있는데, '당원 30%와 일반국민 70%' 기준에 맞춰 선거를 준비해왔던 기존 후보들로서는 게임의 룰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마포갑 예비후보로 활동해 온 강승규 새누리당 마포구 당협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돈이나 물건만 도둑질해야 도둑인가"라며 "18대 선거에서 노웅래 의원을 꺾은 당사자가 강승규가 아닌 도깨비인가. 만약 안 전 대법관의 요구대로 100% 여론조사를 강행하면 곧바로 마포갑 당협의 분열로 이어지고, 분열의 결과는 필패"라고 경고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도 안 전 대법관의 마포갑 출마에 반대했다고 확인됐다. 그런데 이를 묵인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마포갑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도전을 환영한다"면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국민의 머슴이 아닌 검찰 영감님이 봉사하러 오겠다는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종로구 3선으로 오 전 시장과 당내 경선에서 맞붙게 된 박진 전 의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한 오 전 시장이 갑자기 그 입장을 저버리고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지도부가 후보들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할 때 상당히 고심하고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후보는 당에 해당행위를 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안 전 대법관과 오 전 시장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며 "당의 공천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안대희 전 대법관(좌)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각각 서울 마포갑과 종로구 총선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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