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달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주춧돌로 자리한 H&A 부문과 TV를 주력으로 하는 HE 부문의 수익이 지속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MC 부문은 적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각 증권사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3500~3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직전 분기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41% 개선된 수치다. 기존 시장 기대치 3000억원 초반대보다도 높다. 매출액은 15조원으로 추정됐다.
LG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호전된 배경은 생활가전을 이끄는 H&A사업본부 기여도에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고, 세탁기와 냉장고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린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H&A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상승한 1830억원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5%로, 2.6%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TV사업을 책임지는 HE사업본부 역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HE 부문은 지난해 1분기 62억원, 2분기 8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 370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4분기에는 1003억원으로 흑자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올레드TV와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증가했고, 대형 제품의 출하량이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힌다.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올레드TV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744% 급증한 35만대로 보고 있다.
다만 MC사업부는 10억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부진을 탈출키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7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적자폭이 줄어든 점은 위안이다. 핵심사업으로 떠오른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는 전분기 수준의 손실(8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는 대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3조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반도체 호황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5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의 흐름이 끊겼다.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 전망도 대체로 밝은 편이다.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VC사업본부의 매출이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이며,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가전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내내 지속된 원자재 가격 하락이 수익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대형 IT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레드TV, 가전, 스마트카용 부품사업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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