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8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 출범시켜야 한다는 중진·수도권 의원들의 뜻을 받아들였다. 추가 탈당을 막자는 당내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탈당을 언급하는 분들도 이제 그 뜻을 거둬주시길 바란다"는 역공도 잊지 않았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분열과 혼란을 끝내야 한다"며 "선대위 구성 시기와 방법, 인선, 권한 등을 최고위에서 책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중진·수도권 의원 67명이 전날 내놓은 '조기 선대위'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선대위는 내년 총선에 관한 전권을 갖는다. 지도부를 향한 비판과 계속되는 탈당 움직임을 막기 위한 수습책이다.
문 대표는 '사퇴 요구'를 '비주류 압박'으로 맞받아쳤다. 그는 "혁신 원칙을 지키고 야권 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 저를 내려놓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제 거취는 제가 정한다. 결단도 저의 몫"이라고 했다. 거취 논란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탈당설이 도는 비주류 의원들에겐 "당의 혼란을 끝내기 위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거취 논란은 비주류에게로 옮겨갔다.
더불어 최고위원들도 분열 사태에 목소리를 높이며 문 대표와 뜻을 같이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본인을 내려놓고, 어떠한 공천 기득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더 이상 탈당의 이유는 그 어떤 것도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탈당과 분열은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라는 대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신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정치는 언어유희에 그쳐선 안 된다. 과정의 정치를 생략한 뜬금없는 새정치는 또 한 번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식상함을 배가시킬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당내 혼란은 잦아들지 않을 분위기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분열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당 대표로서 위기를 극복할 결단이 없는 조기 선대위 구성은 분열을 수습할 방안이 아니다. 지금 모두가 원하는 것은 오직 문 대표의 결단"이라고 적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