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가운데 일부 신흥국들이 외국인 자본 이탈과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상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후 원자재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 멕시코, 칠레가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23일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경상수지 적자나 원자재 가격 하락세, 과다한 해외부채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외화 유동성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예전부터 미국 금리인상 시 외국인 자본 이탈이 심화되면서 시장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지목된 국가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와 원자재 가격의 동반 약세를 이유로 이들 국가의 금리인상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위안화가 약세를 이어간다면 취약 신흥국의 통화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며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통화가치 하락을 억제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취약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세가 멈추려면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달러화의 원활한 공급이 수반돼야 한다”며 “현재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현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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