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배출 가스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조작을 했다. 이 소식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 사회적 책임과 친환경적 기술을 모두 갖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꿔왔던 폭스바겐은 더 이상 윤리적으로 신뢰받지 못하게 됐다. 폭스바겐이 정기 연비 테스트에서 꼼수를 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조작 장치를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1973년이었다. 결국 미국 환경 보호청에게 이 사실을 적발 당해 법정에서 1억 4천만 원 상당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폭스바겐에게 질책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왜일까? 대기업에 심리에 대한 분석을 the guardian이 2015년 10월 9일 자 기사로 보도했다.
많은 기업들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더 문제인 것은 그로써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쉽게 잊는다는 것이다. 2013년, 방글라데시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를 생각해보자. 연이어 발생한 공장의 붕괴와 화재 사건에도, 방글라데시의 의류 생산 공장은 사업을 강행했다.
과거에 기업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었다. 폭스바겐은 비록 1973년도에 벌금을 물었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제 위기가 왔을 때도, 윗선의 은행 총장들은 유감만 표하고 책임을 지고자 하지 않았다. 반면 요즘 기업들은 비난받을 일임을 인정하고 사죄를 구한다. 폭스바겐의 前 CEO 마틴 빈터콘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일을 바로잡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홍보 및 경영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틴 빈터콘의 이러한 행보는 위기를 모면시킬 수는 없어도 최선의 방법이다.
사죄와 함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으로부터 배우는 것과 다르다. 납득이 가지 않는 기업의 기억상실, 왜 이토록 많은 기업들은 과거의 과오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폭스바겐 사태처럼 기업이 위기에 처했던 사건들을 살펴보면, 일정한 대응 패턴이 나타난다. 먼저 기업들은 그들이 초래한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며 발생한 위기를 최대한 축소시키고, 그 책임을 개인이나 소집단에 전가한다. 폭스바겐이 정확히 이런 케이스에 해당한다. 그들은 총괄적 책임을 CEO와 세 명의 임원들에게 떠넘김으로써 마무리 지었다.
기업들은 말고기 파동이나 도시바 회사의 수익 과대포장과 같은 큰 사건들을 매우 빠른 속도로 잊어왔다. 일이 발생하고 3~6개월이 지나면, 한때 큰 이슈였던 문제는 더 이상 대중들의 논의거리가 되지 않는다. 대중들의 초기 분노가 지나가면, 회사들은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 잊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잘못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해고한다. 해고하지 않으면 법적 구속력으로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린다. 그다음 흔한 전술은 보잘것없는 한직으로 그들을 내쫓는 것이다.
폭스바겐에서도 이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배기가스 배출 사태와 관련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교체됐다. CEO가 물러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지만, 그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은 사람들을 전부 퇴직시켜버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급한 위기상황이 가라앉으면, 기업들은 그 사건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도록 노력한다. 실패한 기술과 무너진 건물들의 흔적 같은 것들을 없애고, 문서는 파쇄하여 접근하기 힘들도록 만들며, 스토리는 새로운 온라인 기사들을 통해 언론에서 이야기하던 것들을 덮고자 한다.
캘리포니아의 샌 루이스 오비스포는 미국 최대의 원유 유출 사건 중 하나가 발생한 곳이다. 지금은 쉐브론에 인수되었지만,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로 이름을 알렸던 유노컬은 이 사건을 은폐했다. 근로자들은 대중 앞에서 지속적인 거짓말을 했고, 회사 내부에서는 유출 사건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이 나타났다. 그 결과로 2천만 갤런의 휘발유가 계속해서 지역 사구에 스며들어갔고 지하수와 해변은 오염되었다. 유노컬은 1990년대에 이르러 내부 고발자가 이 사건에 대해 폭로한 뒤에야 유출을 인정했다.
기업이 과오를 망각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보면, 이는 한 기업이 과거의 잘못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일례로 영국의 BP 그룹은 멕시코 만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건을 딛고 일어서 앞으로 나가고자 했다. 기업 자산의 손실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신뢰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 임직원이 말하길, 그녀는 자신이 어디서 일했었는지 부끄러워 차마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인 지금, 많은 것이 바뀌었고 BP 그룹의 근로자들은 떳떳하게 자신의 명함을 건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업이 자신의 과거 잘못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되는 위험으로 연결된다. 폭스바겐의 경우처럼 말이다.
막대한 스캔들에 휩싸이게 될 때, 기업은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1988년 영국의 파이퍼 알바 원유 플랫폼 폭발 사건 이후, 회사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고 그들이 안전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업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을 잘 간직해야 하지만, 사람은 본성은 잘못과 점점 거리를 두고자 한다. 이처럼 과오를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망각은 교훈을 얻지 못하게 한다. 이는 상황에 대한 기업의 자동반사적 대처를 방해한다.
기업은 또한 잘못을 상기시키는 경고들을 꼭 붙들고 있어야만 한다. 이 경고로는 잘못을 저지른 이야기 혹은 과거 잘못에 관한 단서를 들 수 있다. 미국 의류회사인 고어텍스는 캠페인을 통해 실패한 프로젝트를 기념한다. 실패에 건배를 하는 것은 사람들이 실패로부터 배움을 갖는 것을 돕는다.
다른 회사들은 신입사원들에게 과거의 오류나 잘못에 대해 확실히 주지시킨다. 나사에서는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나사와 일하는 기술자들은 ‘무엇이 어떻게 잘못될 수 있는가’에 대한 사례 분석의 일환으로 이 실패담을 배운다. 그들이 앞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강력한 경고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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