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시골 아니다"…고속도로 추진에 세종시 부동산 '기대'
체감거리 짧아져 수도권 도시 수준
"최소 10년…장기적 안목 필요" 조언도
2015-11-19 10:02:53 2015-11-19 10:37:58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사실상 지방이라는 인식이 컸죠. 이제는 세종시가 충청권이 아닌 한 시간 안팎이면 닿을 수 있는 여느 수도권 도시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설 것 같습니다." (세종시 도담동 D공인 관계자)
 
"한 달 전부터 아파트 단지마다 엘리베이터나 게시판 등을 통해 고속도로 개통 관련 서명운동을 벌이더니 이제 그 효과가 나타나나 봐요. (세종시로) 안 내려오고 서울에 머무는 분들도 있겠지만, 길게 보면 타지 사람들도 많이 관심을 갖게 될 테고 자연스럽게 시세가 오르지 않을까요?" (도담동 H공인 관계자)
 
서울 세종 고속도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서울과의 체감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외진 곳'이라는 인식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만 개통까지 적어도 10년이 걸리는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정현 D&C민은 팀장은 "과거 천안에 지하철이 뚫릴 때와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며 "천안은 지금 1호선만 타면 서울로 연결되니까 사실상 수도권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팀장은 최근 세종시에서 공급된 11개 '중흥S-클래스'의 분양을 맡은 세종시 분양 전문가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천안의 경우 지하철 1호선이 연결되기 직전 해인 2004년 말에는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가 인근 아산(77.8)에 비해 0.8p 낮았지만, 개통 후 4년간 매년 평균 1.7p씩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아산은 5년이 지난 2009년이 되어서야 천안과 비슷한 수준의 시세를 형성했다.
 
김 팀장은 또 "그동안 개발계획만 무성하고 가시화되지 않다보니 개통 여부가 와 닿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집값에 반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10년에 걸친 대규모 사업이다 보니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효과는 덜하겠지만, 그동안 세종시에 관심이 덜했던 수도권 사람들도 한 번쯤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도 "일단은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사이에 끼여 상대적으로 교통 소외 지역으로 분류됐던 곳들의 기대감이 가장 높을 것"이라며 "경부고속도로 축이 중심이 돼 인근 도시들이 성장해 온 것을 감안하면 세종시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축을 따라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장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조은상 책임연구원은 "자차로 이용하는 사람들로 그 인원이 제한되는데다 지금 정부에서 기대하고 있는 혼잡도 역시 어느 정도 완화될지는 그 때 돼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완전 개통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리는 만큼 그 이후에야 대중교통 등이 오가면서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공공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집값도 바로 반응하곤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며 "주택시장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19일 제2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과 세종시를 잇는 연장 129㎞, 총사업비 6조7000억원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민자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구간별로 이르면 내년 말 착공해 최종 2025년 개통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측은 혼잡구간 감소, 통행시간 단축, 일자리 및 생산 유발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 민자사업을 제안한 바 있는 대형건설사 A사 관계자는 "물류비용 절감, 체감거리 단축, 추가 인프라 조성 등 후속 개발호재들이 따를 것"이라며 "서울 세종 고속도로 건설이 꾸준히 언급돼 온 만큼 일선 현업부서에서는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다각도로 분석해 가능한 한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민들의 숙원으로 여겨지던 서울 세종 고속도로 사업이 본격화된다. 사진은 고속도로 시발점이 될 구리IC.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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