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2차 재판, 당시 부검의 "둘 다 진범 가능성"
신체조건 리, 혈흔은 패터슨 무게
2015-11-11 18:59:41 2015-11-11 18:59:41
'이태원 햄버거집 살인사건'의 2번째 정식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사건 당시 부검의가 피해자의 몸에 남은 상흔 등에 비춰 진범의 가능성이 패터슨 아더 존과 에드워드 건 리 모두에 열려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심규홍) 심리로 열린 이태원 살인사건 피고인 패터슨에 대한 2차 공판기일에서 당시 피해자 조중필 씨를 부검한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과 교수는 "조 씨의 목 오른쪽 부위 상처가 위에서 아래로 찔린 형태로 나타난 점에 비춰 가해자가 피해자 보다 키가 컸을 것"이라는 과거의 진술을 인정하면서도 "키 차이가 패터슨과 피해자 간 정도라면 (패터슨도 조 씨의 목 부위를 그와 같은 형태로 찌르는 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18년 전 사건 당시 진범으로 지목됐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은 리는 180cm 가량의 거구였다. 반면 피해자 조 씨는 날렵한 몸매에 176cm의 키였으며, 패터슨은 이 보다 4cm 작은 172cm의 마른 체구였다. 이 교수는 지난 1997년 재판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 보다 키가 크고 힘이 상당히 센 거구일 거라 추정했다"고 진술했다. 리가 최초 진범으로 지목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 교수는 "부검 당시 조 씨의 키가 컸기 때문에 가해자가 키가 작았더라면 (옆으로 누워 있는 형태의) 상처를 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키가 피해자 보다 컸다 또는 작다의 개념이라기 보다 150~160cm 등으로 작았다면 불편했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검찰이 법정 스크린에 띄운 사건 당시 부검 사진을 보면, 조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목 부위 상처는 깊었으며, 조 씨가 저항한 흔적(반항흔)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 씨의 몸에는 목 부위 4개를 비롯해 가슴 부위에 2개의 깊은 상처가 발견됐다.
 
하지만 사건 후 압수된 리와 패터슨의 옷 가운데서는 패터슨의 옷에 더 많은 양의 피가 묻어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패터슨측 변호인은 이날 옷에 피를 거의 묻히지 않고도 해당 방식의 살해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증인신문을 이어갔고, 이 교수는 "그럴 가능성은 있다"는 취지로 거듭 답변했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