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여수사업장 직원들이 그룹의 케미칼사업부문을 롯데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삼성정밀화학이 노사 공동의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매각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비대위와 회사 양측간 협상창구가 마련됨에 따라 위로금을 포함한 매각이후 직원들의 처우 등에 대한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1일 삼성SDI에 따르면 기존의 사원협의회 위원 7명을 비롯해 모두 16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여수사업장 본관 앞에서 사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비대위는 성명에서 "삼성SDI 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계열 3개사가 롯데그룹으로 매각 합의됐다는 소식이 미디어를 통해 발표됐지만 이후 최고경영자인 조남성 사장으로부터 한 마디 직접적인 설명이나 해명이 없는 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SDI 케미칼 임직원은 매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여수사업장 비대위는 앞으로 조만간 출범할 예정인 의왕사업장 비대위와 협의를 통해 통합 비대위를 출범시킨 뒤 위원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여수사업장은 생산직 인력으로, 의왕사업장은 경영지원·영업·연구개발(R&D) 인력으로 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는 최근 삼성정밀화학 노조가 사측과 공동 비대위를 구성, 롯데케미칼로의 인수에 환영의사를 밝힌 것과는 달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 비대위나 사측 모두 위로금을 입밖에 내지 않고 있지만 비대위 역시 매각 반대를 무조건 고집하기 보다는 이를 통해 위로금 수준을 높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일단 비대위 출범 초반이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비대위에서 본격적으로 협상을 요구하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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