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정부의 조사가 시작된다. 이번 폭스바겐에 이어 국내 경유차 등 타사 경유차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 검사도 빠르면 올해 안에 시작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내에 시판중인 아우디폭스바겐 경유차 7개 차종에 대해 배출가스 조작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인 7개 차종은 국내 인증을 받은 '유로 6' 모델 신차 가운데 골프와 제타, 비틀, A3, 그리고 실제 운행 중인 차량 가운데 1종 등 5종이며, '유로 5' 모델은 골프 신차와 티구안 운행 차량이다.
환경부는 검사를 위해 수입차 보관창고에서 신차를 봉인조치 한 뒤 교통과학연구소로 옮겼고, 렌터카 업체 등을 통해 실제 운행 중인 차량을 섭외 중이다.
폭스바겐 차종 가운데 국내에서 판매된 '유로 5' 차량 12만대의 경우 폭스바겐 측에서 결함을 인정하고 결함시정(리콜) 계획을 공문으로 제출한 상태며, 환경부는 '유로 6' 차량을 우선 검사할 계획이다.
검사 방법은 시험실 내 검사와 미국 시험방법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동형배출가스측정장치(PEMS)를 이용한 실도로조건 검사, 전자제어장치(ECU) 데이터의 저감장치 조작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임의설정 확인 등이다.
환경부는 11월 중순까지 아우디폭스바겐의 7개 차종에 대한 검사를 마칠 계획이며, 검사 결과에 따라 판매정지와 리콜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수시검사에서 불합격하거나 제작사의 임의설정이 확인되면 인증취소와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다"며 "한국과 EU는 경유차 배출허용기준과 시험방법을 동일하게 설정하고 있고, 자국 법령에 따라 규정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후 12월에는 대상 차종을 국내와 타 경유차까지 확대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사 확대 방침에 대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말을 아끼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의 파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다가 정부의 방침이 발표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조심스러워 하는 반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이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고, 또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 조사 방침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지만 품질담당 부서가 있는 만큼 폭스바겐 사태를 교훈삼아 예의주시하며 내부적으로 한 번 더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우리는 신차도 많지 않았고 내년에 나오는 신차들도 가솔린 우선이라 (이번 조사에 대해) 특별한 움직임이나 반응은 없다"며 "르노그룹이 유럽에서 친환경 부분에 대해 타사 대비 더 노력중이고 프랑스가 환경규제에 까다로운 만큼 계속해서 현재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세종=강진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아우디 폭스바겐 경유차' 검사계획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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