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사 CEO와 2회, 금융 CEO와 1회 조찬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주택 부문을 총괄하는 제1차관도 금융 CEO와 조간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유는 하나.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공급을 독려하기 위해서 입니다. 만남 후에는 기업 인센티브가 공식처럼 이어집니다. 장관이 직접 나서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행복주택이라는 임대주택이 있습니다. 현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공약이죠. 목동, 송파2곳 등 강남권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해 관심을 끌었죠. 하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로 난항을 보이자 공급 방법을 수정했습니다. 강남을 포기하고 대학, 역세권이라는 조건이 맞고 반대가 없다면 어디든 공급키로 했습니다. 행복주택은 이제 입주 연령을 제외하면 일반 임대주택과 다른 점이 없습니다.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임대주택 사업입니다. 뉴스테이는 중산층용 임대주택이고,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입니다. 다시 말하면 입주자 기준만 조금 다른 그냥 임대주택입니다.
이번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코드는 연령대별 테마형 임대주택 공급입니다. 하지만 이 테마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정부는 테마형 임대주택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9.2전월세대책에서는 고령층 전세임대를 신설하고 공급실버주택을 도입하며 노령자용 임대주택 정책도 추진키로 했죠.
주거 대상을 이토록 대놓고 세분화한 임대정책은 아마도 이번 정부뿐 일 겁니다. 테마형 임대주택 뒤로 내년 임박한 총선과 그 후 다가올 대선이 보이는 건 왜일까.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에 이처럼 열을 올릴 필요가 있느냐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현 정부·여당에게 중산층과 고령자는 반드시 지켜야할 집토끼겠지만 말이죠.
행복주택은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한 수일 겁니다. 많은 젊은 세대들이 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죠. 송파구 국회의원인 유일호 현 국토부 장관은 목동 행복주택을 놔주며 송파 행복주택 출구를 만들었습니다.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집토끼인 범강남권표를 지키면서 산토끼인 젊은이 임대주택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퍼즐이 완성된 모양세입니다.
선거와 부동산의 역학관계. 공식과도 같죠.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개발의 시대를 마감하고 관리·임대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테마형 임대주택은 서민 맞춤형일까요. 선거 맞춤형일까요. 지나친 비약일까요?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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