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다양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제조업 경기는 과거 대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의 동력이다. 이에 따라 올해 GDP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0%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통계국·차이신 지표 모두 기준치 맴돌아
1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을 기록했다. 사전 전망치에 부합했으나 직전월의 50.0보다 둔화됐다. 6개월 만에 50을 하회하면서 3개월래 최저점까지 밀려난 것이다. PMI는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3000여개 대형,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집계하는 통계국 제조업 지표의 12개 세부 항목 가운데 10개가 전월 대비 둔화됐다. 주문, 수출, 재고 모두 수축됐다. 특히 신규 주문지수는 49.9로 50을 하회했으며 생산량 지수는 4개월래 최저점까지 밀려나 투입 대비 산출량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투입) 지수 역시 전월 보다 2.6포인트 내렸다.
이날 함께 발표된 차이신과 마르키트가 집계한 제조업 PMI 확정치는 47.3을 기록했다. 사전 전망치(47.2)와 직전월(47.1) 수치를 상회했지만 여전히 6년5개월 저점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소기업 중심의 차이신 집계의 세부 항목들도 부진했다. 신규 주문과 고용이 급격하게 하락했으며 이는 생산 둔화로 이어져 생산 지수는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의 활동을 위축시켜 구매 지수 역시 2009년 3월 이래 가장 낮았다.
이로써 정부와 차이신이 집계한 제조업 지표 모두 기준치인 50을 하회하면서 경기 위축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상반기까지 50을 상회하며 견조한 회복을 보였던 통계국 지표까지 기준치를 하회하며 3년래 저점까지 밀리자 우려는 더 커졌다. 이날 지표 발표 직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 넘게 하락하며 300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상반기 제조 활동 부진은 성장률 둔화로
전문가들은 대내외적인 요소가 제조업 활동을 위축시킨 것이 지표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7~8월이 제조업 비수기인데다가 경제 둔화 우려감에 증시까지 내려 앉으며 올해 상반기 경기 부양책 효과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국은 상반기 동안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반복적으로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힘썼다.
히 판 차이신인사이트그룹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수요 둔화가 고용과 수출, 신규 주문 등 하위 지수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실물경제, 제조업 활동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제조업 지표 전망도 불확실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7.0%)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감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ANZ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를 견인할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는 올해 7%대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6.8%, 6.4%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중국은 최근 몇 달 동안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정책의 완화 조치가 시장의 불안감을 재차 부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최근 3차 산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중국 경제 내 제조업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둘러싸고 제조업 지표가 지적되고 있으나 최근 중국 경제는 서비스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지표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위기설이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중국 경제의 정책이 시장 개입 보다는 개혁에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정책 신뢰와 함께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 푸젠성의 셩웨이 공장에 직원들이 제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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