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두차례 포격 도발…서한 보내 ‘확성기 중단’ 요구
한편에선 ‘관계개선 의지’도 밝혀…정부는 일축
2015-08-20 22:58:19 2015-08-20 22:58:19
북한군의 20일 대남 포격은 이날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전하규 합참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도발 상응 지역에 155㎜ 자주포탄 수십여 발을 대응 경고사격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첫 도발 때는 14.5㎜ 고사포를 1발 발사했고, 2차 도발 때는 직사화기 76.2㎜ 수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사포탄은 야산 쪽으로 떨어져 확인할 수 없고, 2차로 발사한 포탄은 군사분계선 남쪽 700m 비무장지대에 떨어졌다. 고사포탄이 떨어진 지점은 대북 확성기와는 수㎞ 떨어진 곳으로 확성기에 조준사격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포격전에 의한 피해는 남·북 모두 없었다.
 
전 대령은 "군은 즉각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추가 도발시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현장 지휘관(사단장)의 판단 하에 군사분계선 북쪽 500m 지점에 상응하게 대응사격을 했다"며 "북한군이 잘 볼 수 있는 지역에 북한군의 포탄이 떨어진 곳과 상대되는 반대쪽 군사분계선 북쪽 북한군 GP 부근에 155㎜ 자주포 포탄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대응사격은 북한의 1차 포격 이후 1시간 11분 지난 오후 5시 4분 쯤 이뤄졌다.
 
◇북한 김양건, ‘군사적 행동’ 위협하면서도 ‘관계 개선’ 언급
 
북한은 포격 직후인 오후 4시 50분 쯤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김양건 당 중앙위원회 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냈다.
 
이 서한에서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고, 방송을 중단하는 ‘실천적 조치’를 요구하며 군사적 행동을 위협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김 비서는 그러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서한 전달은 우리에 대한 포격 도발과 함께 이뤄진 것으로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의한 상황 악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포격 도발 등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측의 ‘관개 개선 의사’를 거부한 셈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별도의 전통문을 오후 5시 경 국방부 앞으로 보내 “오늘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첫 NSC 주재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40여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주재했다.
 
민경욱 청와대 변인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 대응하고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 5시 쯤 김관진 안보실장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고 10분 뒤 긴급 NSC 상임위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최윤희 합참의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 실장으로부터 차례로 사건 개요와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정부는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개성 만월대 유적 조사단과 15세 이하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참가자 등 국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북한의 포격 도발로 대피령이 떨어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주민들이 면사무소 대피소로 선풍기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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